문맥 (context)
온라인게임 이용자들은 대부분 상호교류 상황에서의 사회적 평판이나 평가를 신경 쓰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게임 내의 사회적 경험을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게임을 수행하는데 반드시 그룹이나 파티원이 필요한 게임인 라이엇(Riot)사에서 제공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나 블리자드(Blizzard)사 ‘오버워치(Overwatch)’의 경우에는 플레이 후 친절하고 팀워크가 좋은 팀원을 평가하여 특별한 칭호나 업적을 달성할 수 있게 하는 평판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넥슨(Nexon)사의 던전 앤 파이터(Dungeon and Fighter)나 마비노기(Mabinogi) 역시 자신보다 성취도 낮은 타인을 도와주는 행위를 산술적 지표로 변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원하여 온라인게임 내부의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수의 게임들은 명성을 획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개인은 평판의 획득을 통해 게임 내 사회에 자리 잡게 된다.
또한 온라인게임 이용자는 개인을 넘어서 특정 집단에 소속되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소속감과 명예를 부여받기도 한다. 특히 정보나 전략의 공유를 통해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강한 유대감과 공동체 정신을 특징으로 하는 ‘길드(Guild)’는 온라인게임에서 개인의 기지 혹은 거점으로서 강한 영향을 미친다. 조수란 외(2007)의 연구에서는 게임 이용자가 개인과 길드를 동일한 운명 공동체로 인식하고, 길드의 생활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길드 원들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고자 노력한다는 산술적 결과를 도출한 바 있으며, O’Coonor et al.(2015)은 게임 내에서 사회적 지원을 경험하거나 공동체 의식을 경험하는 경우 동료 플레이어와의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단지 ID와 아바타를 통해 교류하는 관계일지라도, 그 형태는 사회적 명성을 쌓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게임의 수행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게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길드(Guild)나 클랜, 혹은 문파(門派)로 불리는 집단의 존재 역시 재고되어야 한다. 대전지방법원(2014. 12. 10), 선고 2014고정1713 판결에서 게임 ‘다크에덴’의 마을 채팅을 통해 피해자의 닉네임을 거론하며, ‘혹시 이개씹창년 근황 아세요? 슬레로 전향준비중이라던데’라는 글을 올린 행위는 피해자와 친분이 있는 사람 앞에서, 다수가 볼 수 있는 채팅창을 통해 욕설을 했음이 인정되어 모욕으로 판결되었다. 인천지방법원(2015. 3. 20), 선고 2014고정3756 판결에서는 목격자가 피해자와 오프라인의 친분은 없지만, 약 1년여 동안 같은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며 이름이나 나이, 학교 등의 개인 정보를 알고 있었으므로 충분한 특정성이 성립된다고 보았다. 이들 판례는 법원이 구성요건을 판단할 때, 온라인에서 형성된 관계에 기준점을 두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온라인게임의 길드원은 많을 경우 200여 명에 달하는데, 이들은 길드를 통솔하는 지도자의 연설을 듣기 위해 일사분란하게 모이거나 길드 내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참석하기 위해 주말을 포기하기도 하며 오프라인 사회집단에 소속된 것처럼 행동한다. 이 외에도 길드는 스스로 투표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거나 길드 내의 규칙을 만드는 등 내부적 질서를 유지하고, 개인 단위의 분쟁이 벌어지는 경우 각 길드의 장이 대표로 의견을 조율하거나 처벌을 내리는 등 외부 평판을 관리하기도 한다. 이처럼 단순히 게임의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회적 규칙에 따라 온라인게임 내의 명예와 평판을 관리하는 개인이 있다면, 법원은 오프라인의 본인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에 한 줄을 덧붙여 예외로 고려해야 할 부분을 정해야 할 것이다.
앞서 법원이 인터넷 망 내에서 발생한 인격침해 관련 사건을 판결하는 데 있어 아이디의 중요성을 높게 측정하지 않았던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기인한다. 인터넷의 사용자 규모는 측정하기 어려우며, 대부분의 사이트는 이용하기 위해 반드시 고정된 아이디가 필요하지 않고, 아이디를 통해 특정인을 유추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판례에서도 특정 언론사를 비방하기 위해 카페, 토론방 등 사이트마다 다른 아이디를 이용하여 게시글을 게재한 사례가 존재하는데, 이러한 경우 익명성의 가면 아래 숨어 있는 인물을 잡아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의 투입이 필요하다. 반대로 피해자 역시 본명과 연동되는 서비스를 경유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사이트나 댓글을 작성하기 위해 본인의 아이디를 고정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없으므로 본인 특정을 요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처럼 온라인게임에서 개인이 사용하는 아이디와 닉네임은 온라인게임 내에서 특정성 성립의 요소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물론 아이디로의 특정성이 모든 경우에 인정되어야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온라인게임에서 획득한 사회적 평판이나 명예의 정도를 고려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온라인게임의 닉네임을 기타 인터넷 공간에 비해 특출한 자아일체감을 촉발하는 단일요소로 단정하기 어렵고, 지나치게 구체적인 사항을 반영하고자 노력할 경우 법의 적용 범위가 무분별하게 확장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이 온라인의 사회적 가치를 획득했음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자의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게임 공간에서의 사회적 교류가 개인의 자아와 정체성에 분명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선행연구들의 결과는, 해당 가치를 경시하는 태도 역시 위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만약 어떤 개인이 온라인게임을 통하여 지속적이고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행해 왔다면, 가상일지언정 특정한 사회적 가치를 획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면 추후 온라인게임에 관한 분쟁에서 사이버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등 더욱 타당성 높은 적용 기준이 필요하게 될 것임은 분명하지만, 법은 여전히 온라인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법리와 판례의 분석, 그리고 온라인게임 공간의 특성에 대한 고찰을 통해 법원의 판단기준과 바람직한 방향성을 살펴보았다. 결과를 통해 법리의 구성요건 및 법원의 판단기준에서는 온라인게임에서 발생하는 인격침해 행위를 판단하는 데 있어 현재의 명예훼손 및 모욕죄의 법리가 충분히 타당성 있는 기준을 제시할 수 있지만, 개인을 특정하는 기준을 적용할 때는 인터넷과 온라인게임이 가지는 물리적 ‧ 사회적 공간 요소의 차이가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현실을 보완하는 공간인 인터넷 공간과 자체적인 정치 ‧ 경제 ‧ 사회의 논리를 지니고 있는 온라인게임 공간이 다르게 여겨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과도, 인터넷과도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른 온라인게임 공간은 완전성을 보유하고 있는 순수한 의미의 가상사회로서 기능하며(최성락, 2006b), 이제까지 적용되던 법리와 차별화된 자체 질서를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게임의 공간적 특이성을 반영한다면, 앞으로 관련법은 게임의 성격과 게임 이용자의 사회적 평판 획득 노력, 혹은 게임 내에서 해당 이용자가 가지고 있던 네트워크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쪽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현재 발생하는 온라인게임의 인격침해 관련 분쟁이 법원으로 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리고 대부분의 국내 온라인게임은 자체 내규와 클라이언트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경고 혹은 처벌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게임 사업자들에게 개인의 불만을 해결할 수 있는 중재, 혹은 처벌 시스템을 권장하는 것으로 많은 문제가 법 이전 단계에서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체 규제의 시행에 따르는 업무 증대 및 인력 비용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온라인게임의 모든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Notice and Take Down Process’의 도입이 바람직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법적 절차에서 신고 후 문제 해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주면서도 시행사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현재 온라인에서의 명예훼손죄에 관한 논란은 표현의 자유, 또는 표현매체에 관한 법적 원리나 헌법상의 원리를 해석함에 있어 매체의 구조적 특성이 감안되어야 한다는 매체특성론적 시각(황성기, 2000)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매체의 특성을 반영하되, 불법행위를 규제함에 있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방식이 동일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금과 같이 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인격침해 행위가 명예훼손인지 모욕인지, 혹은 같은 명예훼손 행위라도 상대방이 사자(死者)인지 아닌지에 따라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법을 주관적으로 번갈아 적용해야 하는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피해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사법체계의 공정성과 형평성이 훼손될 수 있을 것이다.
가상현실과 현실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시대 속에서 온라인게임에 오프라인이나 인터넷 공간과 구별되는 사회가 존재한다는 연구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그것이 법의 기준을 바꾸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게다가 이미 동일한 내용의 규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법리를 신설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축소할 위험이 있다는 고전적인 문제점, 법리의 당위성 등 도처에 산재해 있는 인격침해 규제 관련 문제들은 온라인게임 공간의 특성을 고려한 구성요건을 적용하는 것보다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다만 인격침해 행위들과 행위가 발생하는 공간을 연결하여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은 향후 통합될 삶의 영역에서 반드시 필요하게 될 각종 법리의 구성에 앞서 반드시 선결되어야 하는 문제이므로, 법적 영역에서도 지속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온라인게임 공간이 현실이나 일반적인 인터넷 공간과 구별되는 특징은 무엇이며, 이를 법적 판단에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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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온라인게임 공간의 고유한 특성과 그에 따른 법적 판단 방향성을 도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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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온라인게임 공간의 성격과 법적 적용에 관한 본문의 내용을 추출한다.
- 현실과도, 인터넷과도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른 온라인게임 공간은 완전성을 보유하고 있는 순수한 의미의 가상사회로서 기능하며
- 자체적인 정치 ‧ 경제 ‧ 사회의 논리를 지니고 있는 온라인게임 공간
- 게임의 성격과 게임 이용자의 사회적 평판 획득 노력, 혹은 게임 내에서 해당 이용자가 가지고 있던 네트워크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쪽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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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온라인게임이 단순한 인터넷 공간이 아닌 독자적 논리를 가진 가상사회라는 점과 법적 개선 방향에 대한 근거를 선택한다.
- 자체적인 정치 ‧ 경제 ‧ 사회의 논리를 지니고 있는 온라인게임 공간
- 게임의 성격과 게임 이용자의 사회적 평판 획득 노력, 혹은 게임 내에서 해당 이용자가 가지고 있던 네트워크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쪽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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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온라인게임은 독자적인 사회적 논리를 가진 가상사회이므로, 법적 판단 시 일반 인터넷과는 차별화된 기준이 필요함을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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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온라인게임은 자체적 질서를 가진 가상사회이므로, 게임의 성격, 이용자의 사회적 평판, 네트워크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법적 기준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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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추론된 내용을 바탕으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온라인게임 공간은 현실이나 일반적인 인터넷 공간과 달리 자체적인 정치, 경제, 사회적 논리를 지니고 있으며, 완전성을 보유한 순수한 의미의 가상사회로서 기능한다. 따라서 법적 판단 시에는 이러한 공간적 특이성을 반영하여 게임의 성격, 이용자의 사회적 평판 획득 노력, 그리고 해당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형성한 네트워크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온라인게임은 독자적인 사회적 논리를 지닌 가상사회이므로, 법적 판단 시 게임의 성격과 이용자의 사회적 지표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