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정홍익(1981)은 조직 구성원의 조직 규범에 대한 적응 행위의 유형을 동조 ‧ 혁신 ‧ 개혁 ‧ 맹종 ‧ 도장(塗裝)으로 분류하고, 절차에 집착하는 나머지 목적이 희생되는 ‘맹종’에 의한 형식주의, 외면적으로만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처럼 꾸미는 ‘도장’에 의한 형식주의를 지적했다(정홍익, 1981). 머튼(Merton, 1938)은 사회구조가 문화적으로 선호된 목적(Cultural Goals)과 제도화한 수단(Institutionalized Means)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러한 목적-수단에 대한 개인들의 적응행태는 순응(Conformity),혁신(Innovation), 의식주의(Ritualism),회피(Retreatism),반란(Rebellion) 등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 중에서 의식주의적 적응행태가 ‘형식주의’라고 이해했다(소영진 ‧ 안성민, 2011 재인용).
주어진 상황 때문에 또는 집행 의지가 약해 상벌도구를 작동시키지 않는, 즉 철저한 집행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발생하는 형식주의는 ‘상징적 형식주의’로 ‘도구적 형식주의’와 구분하여(이종범, 2008) 이해된다. 이 경우도 결국 행위실천에서의 형식주의를 지칭하는 것이지만, 그 원인이 주로 정책의 결정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실행 차원의 형식주의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상징적 형식주의’는 상충하는 요소를 통합한 정책의 ‘결정’과 ‘집행’을 분리하거나,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일부 집행을 연기하는 형식주의(이종범, 2008)로 해석되기도 한다. 법이 너무 이상적으로 만들어졌거나, 부족한 자원이나 미진한 여건으로 인해 아직 집행이 어려워 시행을 유예하는 경우, 처음부터 행동과 차이를 예상하면서 도입한 경우 등이 있다. 이종범 등(1991)은 정책집행과정에서 상징적 형식주의가 오히려 딜레마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는 순기능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공공정책에서 딜레마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적 행위로 상징적 형식주의가 활용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
이미 정착된 정책의 집행 과정에서 형식주의에 대한 연구는 주로 행위의 준거와 행위의 결과 사이의 차이를 비교하는 ‘평가’로 흐르는 경향이 크다. 이에 따라 스스로에 대해 비판적이기 어려운 행정관료들에 의해, 형식주의에 대한 교정이 또 다른 형식주의를 가져오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뿐 아니라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그 행위를 한 행위자의 내면 동기를 파악해야 형식주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반면 공무원이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여 정착시키는 행위 중 발생하는 형식주의는 아직 확정된 행위 준거가 없기 때문에 행위를 기준으로 해서는 형식주의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리고 당초 정책 취지와 최종 정책실행 상태 사이의 괴리 현상, 즉 형식주의의 원인은 제도의 성립 과정에서부터 찾는 것이 더 적절하다.
우선 ‘담론형성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이디어’와 ‘담론’ 사이의 괴리, 즉 형식주의 양상은 정부가 정책 추진의 배경으로 제시하는 취지나 필요성, 또는 정책 목표가 실제 정책 수요자의 의견과 일치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를 ‘담론편향(∆➊)’ 상태로 표현하기로 한다. 이는 연구기관에서 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보고서를 작성하거나, 행정부의 관료들이 정책초안을 입안하거나, 입법부가 법률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확인되는 괴리 양상이다. 이와 같은 괴리에 따른 형식주의는 공유되는 기저 문화가 부족하거나 담론 공유 과정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생긴다. 정책의 실수요자층과 담론형성에 참여하는 그룹이 다른 상황에서도 발생하기 쉽다. 이 연구에서는 이런 괴리 양상이 ‘언어의 의미의 모호성에 따른 불완전한 제도화’에서 기인하는 측면을 분석했다. 새로운 정책 도입을 위한 설문조사나 여론조사에 실제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일반시민들을 대변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그뿐 아니라, 이들 설문조사 결과가 전문가의 언어와 인식체계로 해석되고 정책으로 표현되는 과정에서도 실제 여론과의 괴리가 발생한다. 이와 같은 ‘담론편향’ 상태는 정책의 형식주의 중에서 가장 기저에 깔린 형식주의 양상 또는 형식주의의 원인으로 파악되어야 한다.
담론제도주의 관점을 적용하여, 앞서 구분한 정책의 제도화 단계 중 담론형성 과정에서 배태된 형식주의의 발생 원인을 해석할 수 있다. 담론제도주의에 따르면, 아이디어는 ‘틀 짓기’(Framing)를 통해 더욱 쉽게 제도로 정착된다. 이런 틀 짓기 활동은 최근 공공정책이 실질적인 제도보다는 수사적 표현의 슬로건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공공정책들이 이념적 대결 구도에서 정책 입안 과정에서의 저항을 줄이거나 국민 정서 차원에서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방법으로서 ‘탈정치화’된 틀(Frame)을 채택하는 사례가 많이 확인된다. 안병진(2006)은 정치를 구성하는 적대적 차원을 거부하는 관념을 ‘탈정치론’이라고 칭하고, 최근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익 포퓰리즘을 그 부작용으로 지적했다. 최근 서구에서 대화적 민주주의, 거버넌스, 지구적 시민사회론 등 정치에서 적대적 힘 간의 갈등의 현실성을 부정하고 ‘합의와 타협을 신격화’하는 탈정치적 관점들이 유행처럼 등장했다(Mouffe, 2005; 안병진, 2006 재인용). 강영철 ‧ 이철주(2009)는 공공부문에서 신공공관리론 영향 아래서 민간 부문의 경영기법인 BSC 도입이 별 저항 없이 빠르게 진행된 이유로서, 경제적 효율성을 내세운 탈정치화 현상을 지적했다.
법률안에서 본인들이 의미하는 바를 어떤 단어로 표현할지 선택하는 것은 담론제도주의에서 말하는 ‘틀 짓기 전략’의 하나다. 제도화를 위한 담론 활동에서 틀(Frame)은 각자 지향하는 정당성을 가장 빨리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선택된다. 지역문화예술계 입장에서도 빠른 입법을 원한다면 이견이 있고 여건이 미성숙했던 ‘문화자치’를 내세우기보다는 문화복지를 내세우는 것이 더 적절한 전략이었다. 중앙에 대응한 지방정부의 자치는 행정적 여건마련이라는 실질적인 문제뿐 아니라 정치적 논쟁까지 불러와 제도 도입을 어렵게 할 수도 있었다. 이처럼 실효적 제도 성립보다 새로운 제도 도입 자체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제도 도입 논의를 원만하고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틀 짓기 전략이 바로 ‘탈정치화’ 전략이었다. 문화복지와 문화정체성 담론은 문화자치에 비해 좀 더 탈정치화한 담론으로 볼 수 있다. ‘지역문화진흥’이라는 말은 이 모든 의미를 중의적으로 담고 있으면서도 논쟁의 여지가 적은, 탈정치화한 표현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문화복지와 문화경제, 문화정체성 담론을 모두 담은 ‘문화융성’이라는 모호하고 탈정치화한 언어로 ‘틀 짓기(Framing)’ 전략을 구사했다.
탈정치화 프레임은 제도의 도입을 둘러싼 정치적인 논의의 장을 희석시킨다. 제도도입 반대 논리를 ‘비효율성을 옹호하는 논의’ 또는 ‘비합리적인 논의’로 반박하게 되고, 제도도입을 둘러싼 여러 정치적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게 한다(강영철 ‧ 이철주, 2009). 김지윤(2015)은 창신동 봉제마을 재생 사례에서 ‘선한’ 목적과 주민 참여를 강조하는 정책모델이 정교한 통치술을 가리기 위한 하나의 수사일 뿐이며, 분쟁적 요소를 무화시키는 ‘탈정치적’ 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김지윤, 2015). ‘탈정치화 틀 짓기 전략’에 따르면 모호하거나 당연한 미사여구들로 정책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방식의 제도화의 결과는 대부분 형식주의로 흐르는 상징적 동조화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다. 또한 이런 탈정치화한 틀 짓기 전략은 이견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오히려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가치관을 담아내지 못한다. 특히 국가가 요구하는 소위 ‘건전한’가치만을 중시함으로써, ‘담론편향’의 형식주의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탈정치화를 부르짖는 정부가 가장 정치적일 수 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정홍익(1981)이 분류한 조직 구성원의 조직 규범에 대한 적응 행위 유형 중 '도장(塗裝)'이 발생하는 구체적인 심리적 기제는 무엇인지 설명하시오.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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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질문은 정홍익(1981)의 분류 체계 중 '도장(塗裝)'이라는 유형이 나타나게 되는 근본적인 심리적 원인이나 기제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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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에서 정홍익(1981)의 분류와 '도장'에 대한 정의를 추출한다.
- 정홍익(1981)은 조직 구성원의 조직 규범에 대한 적응 행위의 유형을 동조 ‧ 혁신 ‧ 개혁 ‧ 맹종 ‧ 도장(塗裝)으로 분류하고
- 외면적으로만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처럼 꾸미는 ‘도장’에 의한 형식주의를 지적했다(정홍익,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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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문맥은 '도장'이 '외면적으로만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처럼 꾸미는 것'이라고 현상적 정의를 내리고 있으나,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내면적 심리 기제는 명시하지 않는다.
- 외면적으로만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처럼 꾸미는 ‘도장’에 의한 형식주의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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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제시된 정보들을 종합하면 '도장'은 외면적 역할 수행을 꾸미는 형식주의의 한 형태라는 사실은 알 수 있지만, 이를 유발하는 개인의 심리적 동기나 기제에 대한 정보는 결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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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질문이 요구하는 '심리적 기제'는 문맥에 직접적으로 언급되어 있지 않으며, 현상에 대한 설명만 존재하므로 답을 도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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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답변 불가능 판정을 내린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주어진 문맥만으로는 답을 확인할 수 없다.
분석 (analysis)
문맥은 정홍익(1981)이 분류한 '도장'의 개념을 외면적으로 역할을 꾸미는 형식주의라고 정의하고 있으나, 그러한 행위가 발생하는 구체적인 심리적 기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따라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심리학적 지식이나 추측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