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자금수요 부진의 원인은 무엇일까. '2년 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12년 5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로 글로벌 경제의 극단적 위험이 부각되면서, 유럽 재정위기는 대공황 이후 최대의 충격을 가져올 것 이라는 경고가 있었다. 이로 인해 모든 경제활동이 위축되었다. 이 시기의 주요국들은 대규모 양적완화와 경기부양을 결정하는 등 공격적인 정책으로 대응하였으나,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한국은 균형재정을 유지했다. 그로부터 2년이 흘렀다. 그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회복이 가장 빨랐고, 모범적으로 금융위기를 빠져 나온 국가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위기를 경고하는 멘트들이 며칠 동안 언론의 1면을 장식하고 난 뒤, 우리나라의 대부분 기업활동은 멈췄다. 하반기 계획되어 있던 고용, 투자, 구매 계획들이 모두 취소되고 컨틴젼시 플랜이 발동되었다. 가계도 마찬가지다. 모든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이 멈췄는데 성장이 될 리도, 자금수요가 생길 리도 없다. 그러나 정부는 균형재정을 고집했다. '12년 상반기까지 한국경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시기에 주요국들은 공격적인 정책대응으로 우리를 추월했다.
’13년부터 ’14년 4월까지 한국은행의 화폐발행액과 본원통화는 각각 23%, 16%나 증가했다. 반면 은행의 저축성예금은 3% 증가에 그쳤다. 민간의 자금수요 위축은 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높일 유인을 감소시킨다. 은행 대출은 7%가 늘었지만, 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채권투자를 줄이거나 은행채와 CD를 발행해서 이를 충당했다. ’13년 이후 은행의 채권투자 잔고는 20%인 45조원이 감소했다.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저축은행 수신이 27%나 빠져 나갔고, 자산운용사의 주식형펀드와 증권사 고객예탁금도 각각 14%, 13%가 감소했다. 반면 자금이 유입된 곳은 대부분 단기 및 채권형 상품들이다. 은행 특 정금전신탁이 25%나 급증했고, 채권형펀드와 채권혼합형펀드가 22%, 19%가 늘었다. MMF 잔고도 12%나 증가했다.
우리나라 자금의 대부분은 대기업과 거액자산가들에게 쏠려 있다. 그러나 대기업은 법인세를 피하기 위해 사내 유보금을 쌓아 놓고 있고 거액자산가들은 종합소득 과세를 피하기 위해 현금을 쌓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와 채권금리는 역사상 저점보다 약 50bp가 높다. 반면 자금수요가 거의 없다 보니 정기예금 금리는 사상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09년 이후 처음으로 통안채 1년 금리가 정기예금보다 높아졌다. 이젠 그 자금들이 단기 채권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금리가 올라가기 어려운 구조다. 전 세계가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대전환(great rotation)’이 화두였던 지난 1년 4개월 동안 한국은 거꾸로 주식형 펀드에서 14%가 유출되었고 채권형 펀드에는 무려 22%가 유입되는 ‘역전환(reverse rotation)’이 진행되었다.
자금수요를 위해서는 구조조정과 M&A가 핵심이다. 불확실성을 이유로 대기업들은 현금을 축적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SOHO, 가계 및 A급 이하 상당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여전히 어렵다. AA급 이상 우량 기업들의 회사채는 매물을 구하지 못해 가격이 폭등하고 있지만 A급의 주요 산업재·소재 기업들은 여전히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반법인들도 양극화되고 있다. 낮아진 정기예금 금리와 은행의 소극적인 수신전략으로 AA급 이상의 기업들은 자금조달보다는 조달한 자금의 단기운용을 고민하고 있다. 반면 최근 순상환 일변도인 A급 이하 기업들은 시장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금흐름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자금이 유입될 수 있어야 한다. 자금 조달은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채권담보부증권(CBO) 형태일수도 있고, 은행의 자금 투입일수도 있으며,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등을 위한 대출 혹은 자금 조달일수도 있다. 어떤 형태로든 자금이 유입되어야 금리가 오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00%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15%에 달하고 있다. 이런 자금이 유입되기 위해서는 민간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정책 당국의 컨트롤 타워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은행은 1) 현재의 금리수준이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데 부족하지 않으며, 2) 잠재성장률 이상의 회복을 전제로 할 때 향후 기준금리의 방향은 인상 쪽이며, 3) 주요국의 경기회복 전망 흐름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내년 상반기의 GDP갭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6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어렵다. GDP갭률의 플러스 전환을 확인한 후 내년 3분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직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은 만큼 불확실성은 높지만 기준금리의 방향이 인상 쪽이라는 견해는 자연스럽다. 그러나 조기 금리인상 논쟁이 벌어진 연준이나 BOE와 달리 우리나라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한창이다. 최경환 신임 경제부총리 내정을 계기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되면서 국고 10년-3년 스프레드도 빠르게 확대되었다.
7월 한국은행의 경제전망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와 내년 경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더라도 이미 확정된 상반기 실적만으로도 하향조정은 가능하다. KDI는 세월호 사고에 따른 민간소비 부진 등을 배경으로 올해 국내경제 성장률을 3.7%로 0.2%p 하향 조정했다. 채권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당분간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는 둔화국면이라기보다는 기업, 가계, 정부가 미래의 불확실성을 바탕으로 2년째 정상적 경제 활동을 멈추고 서있는 유례없는 정체상태에 가깝다. 두차례 이상의 금리인하와 GDP 대비 1% 이상의 추경 등 대규모 경기부양보다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움직이자는 확고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경험상 두차례 이상의 금리인하 기대가 아닐 경우 실제 금리인하시 채권금리는 반등한다. 단기적으로는 금리인하 모멘텀에 기댄 커브 스티프너가 유효하다. 국고3년 금리가 2.70%에 도달하면 포트폴리오를 다시 플래트너로 재편할 것을 권고한다.
미 국채10년 금리는 4월초 고점(2.81%)과 5월말 저점(2.42%)의 50% 되돌림 수준인 2.62%까지 반등했다. 스왑커브에 반영된 기준금리 인상 수준을 감안했을 때 미 국채10년 2.40%은 적정하다.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 후퇴로 추가 반등 시에도 하방향의 20주선이자 61.8% 되돌림수준인 2.66%을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다. 장기 저성장과 미래의 적정 기준금리 논란에 따른 장기 국채금리의 눈높이 하향조정은 1차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당분간 미 국채10년 금리는 2.30~2.66%의 박스권을 유지할 것이다. 고용과 물가로 추정한 연준의 적정 기준금리(테일러 룰)는 한 때 -6%에 육박하며 양적완화(QE)의 근거를 제공했다. 적정금리가 (+)로 반전된 작년말부터 연준은 테이퍼링을 시작했고, 현재는 1.70% 수준까지 상승했다. ’04년에는 적정금리와 기준금리의 격차가 280bp로 확대된 시점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현재 예측대로라면 내년 5월이면 스프레드는 280bp에 도달한다. 금융시장은 내년 5~6월 첫번째 기준 금리 인상을 반영하는 중이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글로벌 경제의 위험 부각 이후 한국 정부가 취한 재정 정책의 특징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
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선택한 재정 정책의 성격과 그 결정 근거를 파악해야 한다.
-
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유럽 재정위기 시기 한국의 정책 대응과 당시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정보를 추출한다.
- 주요국들은 대규모 양적완화와 경기부양을 결정하는 등 공격적인 정책으로 대응하였으나
- 한국은 균형재정을 유지했다.
- '12년 상반기까지 한국경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
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정부의 정책 내용인 '균형재정 유지'와 그 이유인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 상황'을 핵심 근거로 선택한다.
- 한국은 균형재정을 유지했다.
- '12년 상반기까지 한국경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
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주요국들이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쓴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은 경제 상황이 양호하다고 판단하여 균형재정 기조를 고집했음을 연결한다.
-
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한국 정부는 주요국들의 공격적인 정책 대응과 달리 균형재정을 유지하였으며, 이는 2012년 상반기까지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양호했기 때문이다.
-
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해 명확하고 간결한 서술형으로 답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한국 정부는 주요국들이 대규모 양적완화와 경기부양 등 공격적인 정책으로 대응한 것과 달리 균형재정을 유지했다. 이는 2012년 상반기까지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글로벌 경제의 위험 부각 이후 한국 정부는 주요국들의 공격적인 정책 대응과 달리 2012년 상반기까지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균형재정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