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배임죄의 입법례에 관하여는 이미 많은 논문이 나와 있어서 새로 논의할 것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이곳에서 열거하는 이유는 이번 연구가 배임죄 부분을 포괄적으로 정리하여 여러 논문을 보지 않아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서다. 배임죄는 독일에서 처음 입법되어 일본을 거쳐 한국에 도입된 범죄유형이다. 영미법에서는 배임죄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지 않고, 미국의 경우에는 우편 및 전신사기죄가 임무위배행위를 처벌하고 있지만 한국 형법상으로는 ‘배임죄’라기보다는 ‘배임수재죄’에 더 가까운 규정이다. 다른 나라들도 나름대로 재산범죄로서 임무위배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와는 차이가 있다. 대륙법계의 배임죄의 연원에 대하여는 임정호의 논문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으므로 충분히 인용하였다.
배임죄 규정은 독일에서 최초로 만들어졌지만 이를 권한남용의 범주를 파괴하고 일반 신임관계 위반까지 확대적용한 것은 일본형법이다. 일본 형법상 배임죄 규정은 제한없이 “타인을 위하여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일반화되었다. 이것이 한국 형법에서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규정되었다. 이는 결국 나찌나 일본 군국주의 깃발 아래에서 전제적인 틀을 제공한 배임죄 규정이 그대로 한국 형법에 계수된 것이다. 이와 같이 배임죄는 도덕적인 처벌의 강화에 터잡아 민사법적인 영역이 형사벌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우편 및 전신사기죄 등이 적용된다고 하나, 역시 한국의 배임죄에 관한 논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여야 한다. 즉, 미국에서도 단순히 비윤리적인 행위와 형사처벌을 해야 할 행위의 구분이 모호한 것이 문제되고 있으며, 이는 형사범의 과잉생산이라는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미국의 우편 및 전신사기죄는 한국의 배임수재죄 또는 사기죄에 비견할만한 범죄이고 한국의 배임죄와는 다르다. 대기업 임원 등에게 민사적인 책임을 묻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반면 형사적인 책임을 묻는 것은 더 쉬워지고 있는데 이는 민사적으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것에 부분적인 책임이 있다.
배임죄는 독일에서 횡령죄 내지 절도죄를 처벌하는 범주에서 흡수되지 못하는 일정 부분의 범죄들에 대하여 이를 보충적으로 법규 안으로 흡수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범죄유형이다. 연혁에 비추어, 배임죄는 나치의 강력한 전제정권하에서 처벌의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출발한 것이다. 이것은 나찌 정권하에서 배임죄의 적용범위를 사실상의 신임관계에까지 확대시키는 결과가 되었다. 즉, 관청의 위임을 받은 자가 그 권한을 남용함으로써 의도적으로 손해를 가한 경우를 처벌하고, 행위자를 한정적으로 열거하였던 그 이전의 법률을 크게 확대 적용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당시 나찌 치하의 정치적 목적에서 국민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입법된 것이다. 이 점에서 현재 독일의 배임죄 규정은 윤리적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법률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독일에서는 실제 적용에 있어서는 합리성을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인이 배임죄로 처벌받는 예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나치 시대에 입법된 1937년 독일 주식법도 기업을 국가의 정책을 수행하는 도구로 인식하여 통제하는 내용이 다수 입법되었다. 그러나 기업 실무계에서 그와 같은 주식법의 문제규정은 거의 적용되지 않았으며, 이 나치시대의 법률은 2차 세계대전이 한참 지난 후인 1965년 주식법으로 대체되었다.
1871년 5월 15일 독일제국형법전 제266조는 1933년 5월 26일의 형법개정법률(Gesetz zur Abänderung strafrechtlicher Vorschriften)에 의하여 개정되었다. 이때 매우 중요한 변화가 나타났다. 지금까지 배임죄를 사례별, 유형별로 기술하던 것을 수정하여 권한남용과 신뢰위반이라는 일반적, 추상적, 포괄적인 구성요건을 확립하였으며, 수범자의 범위가 다음과 같이 일반인에게로 크게 확대되었다. 이것은 나치(Nazi) 시대에 와서 혼란한 경제상황에서 악덕과 타락에 대한 대책으로 입법되면서 배임행위자의 범위를 크게 확대하여 배임죄의 적용범위를 넓힌 것이다. Nazi란 일반적으로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Nationalsozialistische Deutsche Arbeiterpartei, NSDAP)(나치당)과 Adolf Hitler 치하의 1933년부터 1945년까지의 독일을 가리킨다. 1933년 개정법률은 나치시대의 통치이념, 즉 “부정부패에 대한 투쟁”의 이념을 담고 있다. 이와 같이 배임죄가 나치의 통치이념을 반영한 점에서 연혁적인 측면에서 윤리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내릴 소지가 있는 부분이다.
일본형법상 배임죄와 한국 형법상의 배임죄가 구별되는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법상 배임죄는 명문으로 “자기 혹은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배임죄를 목적범으로 인식하는 점이다. ‘자기 혹은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은 본죄의 특별한 동기가 되며, 따라서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은 본죄의 동기인 동시에 고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본의 판례는 위 ‘목적’에 관하여 의욕 내지 적극적인 인용까지는 요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자기 혹은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이 없는 경우에는 가해에 대한 적극적인 동기 내지 확정적 인식이 필요할 수 있고, 반대로 ‘자기 혹은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이 있는 경우에는 가해에 대해서는 미필적인 인식 또는 예견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형법상 재산상의 이익 취득 그 자체는 배임죄 성립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가 아니다. 독일 형법상 배임죄의 구성요건 역시 타인(본인)에게 손해를 가하기만 하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지 않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하도록 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배임죄의 전형은 구체적으로 금융기관의 대출담당자 등이 충분한 담보를 확보하지 아니한 채 대출을 한 불량대부(부정융자)가 주로 문제되었으며, 이 외에 분식결산, rebate, 뇌물수수 등이 문제되었다. 일본에서는 기업 경영자에 대한 배임죄 의율은 매우 드물다. 불량대부 이외의 예로는 이사가 회사와의 경업금지의무나 자기거래금지규정에 반하여 거래를 하고 회사에 손해를 주는 경우가 있다. 불량대부가 배임죄를 구성하는 경우에도 그 구성요건 중 임무위배에 해당하는가는 구체적인 상황 하에서 그 행위가 통상 업무집행의 범위 내의 행위인가, 실제적으로 보아 그 행위가 회사에 불이익한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한다. 특별배임죄의 경우에도 형식적인 지위가 문제가 아니라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상사의 결재를 득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결정할 재량권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이와 같이 일본에서는 주로 권한남용이 문제된다. 그러므로 일본에서는 최근에는 배임죄의 본질에 관하여 배신적 권한남용설이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저축은행의 임원들이 임직원의 친척의 명의를 빌려 그들에게 토지구입비용을 대출하는 형식으로 골프장사업 부지로 사용할 토지를 구입하면서 근저당권 설정 등 채권확보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해당 저축은행의 자금 177억 원을 사용하였다. 이 사안에서 하급심 판결은, “피고인들이 골프장건설을 추진하면서 상호저축은행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하였다는 점만으로는 곧바로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고, 피고인들은 골프장 용지를 매입하거나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사업타당성에 관하여 자체적인 조사와 논의를 거쳤으며, 일반적으로 골프장건설은 그에 대해 인⋅허가상의 각종 법령상 제약이나 행정적인 규제가 있는 상태 하에서 행정민원을 통한 해당 용지의 용도변경 등의 방법으로 추진되기도 하고, 피고인들이 위 추진 과정에서 해당 저축은행 자금을 방만하게 지출하였다는 의심의 여지는 있으나 개인적인 정실관계 혹은 부정한 사례금이나 청탁에 기하여 토지대금 등을 부풀려 지급하였다거나 아무런 대가 없이 사업비를 지출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저축은행의 임원들이 저축은행에 손해를 가하고 제3자의 이익을 위한다는 배임의 의사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독일의 1933년 형법개정법률이 배임죄의 구성요건과 수범자 범위에 미친 변화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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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독일의 1933년 형법개정법률이 배임죄의 구성요건과 수범자 범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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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1933년 개정법률과 관련된 독일 형법의 변화 내용을 문맥에서 추출한다.
- 1933년 5월 26일의 형법개정법률(Gesetz zur Abänderung strafrechtlicher Vorschriften)에 의하여 개정되었다.
- 지금까지 배임죄를 사례별, 유형별로 기술하던 것을 수정하여 권한남용과 신뢰위반이라는 일반적, 추상적, 포괄적인 구성요건을 확립하였으며, 수범자의 범위가 다음과 같이 일반인에게로 크게 확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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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구성요건의 변화와 수범자 범위의 변화를 나타내는 핵심 문구를 선택한다.
- 권한남용과 신뢰위반이라는 일반적, 추상적, 포괄적인 구성요건을 확립하였으며
- 수범자의 범위가 다음과 같이 일반인에게로 크게 확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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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기존의 사례별/유형별 기술 방식에서 일반적/추상적/포괄적 구성요건으로 변화했다는 점과 수범자가 일반인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을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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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구성요건은 권한남용과 신뢰위반이라는 일반적, 추상적, 포괄적 형태로 확립되었고, 수범자의 범위는 일반인으로 크게 확대되었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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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기존에 사례별, 유형별로 기술하던 배임죄를 권한남용과 신뢰위반이라는 일반적, 추상적, 포괄적인 구성요건으로 확립하였으며, 수범자의 범위를 일반인에게로 크게 확대하였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1933년 독일 형법개정법률은 배임죄를 사례별·유형별 기술에서 권한남용과 신뢰위반이라는 일반적·추상적·포괄적인 구성요건으로 확립하고, 수범자의 범위를 일반인에게로 크게 확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