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근래에 사무처리임무위반설이 나왔다. 여기서 인용할 가치가 있다고 여겨, 요약하여 소개하기로 한다. 전통적 배신설에 따르면 대내관계에 있는 모든 채무불이행조차도 신의칙상 기대되는 채무이행행위를 배신한 것으로 간주하게 되고, 신의성실의무에 위배하게 되어 배임죄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채무불이행은 민사상의 계약불이행에 불과한 행위일 뿐이므로, 만일 단순한 신의칙상 배신행위에 의해 타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야기한 것을 배임죄로 처벌한다면, 민사상의 문제를 형사화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대내적인 신임관계를 제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나아가 한국 민법은 사적자치를 그 본질적 기본원리로 삼고 있고, 계약은 사적자치의 산물이므로 계약당사자의 선택의 자유에 맡겨 두고 있음에도 모든 대내적 신임관계에 대한 위배 내지 배신행위를 형사처벌의 근거로 삼게 되면, ① 이는 민사상의 사적 자치를 근본적으로 파괴하고 사적자치를 공허하게 하며, ② 형법은 사회생활상 용납할 수 없는 태도나 행위 등을 최후의 수단인 형벌로 가한다는 의미에서 단편적 성격을 가져야 되는데, 사회생활상 다반사로 발생하는 온갖 배신행위에 대해서도 형벌의 개입을 자초하게 된다는 점에서 형법의 최후수단성 내지 형법의 단편성을 포기하게 된다.
업무상배임죄의 경우에도 그 행위주체는 단순배임죄의 행위주체에 업무자의 신분이 추가된 것이다. 업무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함으로써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한다. 업무상 배임죄는 이중적 신분범으로서, 사무처리자(구성적 신분)와 업무자(가벌적 신분)로서의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회사(법인)에서 (대표)이사의 지위를 가진 자가 여기에 해당한다. 업무상 배임죄에 대하여는 형벌이 가중된다. 특경법은 배임액수에 따라 형을 가중하도록 하고 있다. 상법상의 특별배임죄는 신분범으로 형을 가중하고 있다. 상법상 특별배임 죄는 이사 등이 그의 임무를 위반하여 회사에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시키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에 형법상 배임죄에 비하여 더욱 중한 처벌을 하기 위한 특별규정이다. 회사범죄 중 형벌이 가장 무거운 범죄가 특별배임죄이다. 형법 제355조 제2항에서 법률 문언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판 실무에서는 부동산의 이중매매처럼 ‘타인을 위하여’ 자기의 채무를 이행하는 자의 채무불이행에 대하여도 배임죄를 적용해 왔다.
배임죄는 고의범이기 때문에, 구성요건 해당사실의 인식인 고의가 그 성립요건이고, 고의를 인정하기 위해, ① 임무위배행위는 물론, ② 재산상의 손해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자기 행위의 임무위배성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경우에는 예를 들어 객관적으로 임무위배로 보이는 것이라도 고의를 인정할 수 없으며, 배임죄의 성립은 부정된다. 임무위배행위에 대한 인식의 정도는 확정적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일본에서의 통설은 한국에서와 같이 고의의 일반원칙에 따라서 미필적인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고 본다. 재산상의 손해에 대한 인식도 미필적인 것이어도 충분하다고 한다. 판례는 의욕 내지 적극적인 인용까지는 요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가해에 관한 적극적인 동기 내지 확정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하며, 반대로 이익추구목적이 있는 경우에는 가해에 관하여는 미필적인 인식 또는 예견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한다.
(업무상) 배임죄의 경우 과실범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서 적어도 객관적 구성요건요소 전부에 대한 인식과 의사, 즉 배임의 고의가 있어야 한다. 다만,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고의는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다.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와 관련하여서는 침해범설에 의하면 배임죄의 고의 자체는 현실적 손해발생에 대한 인식과 의사이어야 할 것이고, 한국 판례가 취하는 위험범설에 의하면 손해발생의 위험에 대한 인식과 의사이다. 또한 자기 또는 제3자의 이득취득에 대한 인식과 의사도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서 요구된다. 문제는 (고의를 초과하는 개념으로서의) “불법이득의 의사”도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서 요구되는가이다. 불법이득의 의사란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는 의사이다. 일단 불법이득의 의사를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서 요구하는 점에서는 학설과 판례가 일치한다. 다만, 불법영득의 의사를 “고의 초과적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서 설정하려는 견해와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 이익취득이 형법상 객관적 구성요건요소로서 명시되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인식과 의사는 “고의의 내용”일 뿐이고 불법영득의 의사를 고의 초과요소로서 요구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의 대립이 있을 뿐이다.
일본의 소극적 동기설은 중대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소극적 동기설은 본인이익추구목적을 배임죄의 소극적인 성립요건으로 보고 있다. 즉, 본인이익추구목적의 부존재를 동죄의 성립요건으로 하고 있다. 물론 전술과 같이 본인이익추구목적이 존재하는 경우 이익추구가해목적이 인정되지 않고, 배임죄는 성립되지 않아 이 점은 판례⋅통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이론의 이면에는 본인이익추구목적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익추구가해목적이 인정되어 동죄가 성립된다는 귀결을 도출할 수는 없다. 본인이익추구목적이 없다는 것이 범죄성립의 소극적 요건이면 입법자는 “자기 혹은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라는 문언 대신 “본인의 이익을 도모하지 않고”라는 소극적 표현을 나타내는 문언을 사용했어야 한다. 그러나 법문은 이익추구가해목적을 범죄성립의 적극적 요건으로 내세우고 있으므로 소극적 동기설은 결코 현행법의 조문에 합치하는 해석이라고 할 수 없다. 소극적 동기설은 이익추구가해목적이라는 특별한 주관적 요건의 독립성을 현저하게 무시하므로 이는 현행법의 해석론이라기 보다는 입법론에 가깝다. 그 외에도 이 이론에 대하여 많은 비판이 있으나 본고에서는 생략한다.
이익추구가해목적의 내용에 관해서는 이익추구가해의 사실에 대한 미필적인식으로 충분하다는 견해(인식설), 그에 대한 확정적 인식을 필요로 하는 견해(확정적 인식설), 이익추구 가해를 의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의욕설) 등이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도쿄상호은행사건 상고심 판결에서 법원은 상호은행의 지점장이 그 임무에 위배, 자기 또는 거래처의 제3자를 위해 해당은행을 해한 것을 잘 알고서도 일부러 회수불능 위험이 있는 과한 행동을 장기간 연속적으로 행한 사안에 대해, “특별배임죄에 관한 이익추구가해 목적을 긍정하기 위해 이익추구가해의 점에 대해 반드시 소론이 말하는 의욕 혹은 적극적 인식까지는 필요 없다고 이해하는 것이 상당하다.”라고 판시하여, 상기의 의욕설의 입장을 부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판례가 의욕설을 적용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일본 판례에서도 이 부분이 매우 불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학설과 판례는 이익추구가해목적의 내용에 관하여 자기이익추구목적, 제3자 이익추구목적, 본인가해목적이라고 하는 특정한 목적이 없더라도 본인 이익추구목적이 부존재하면 충분하다고 본다.
여기서 목적범에 대하여 좀 더 살펴본다. “목적범은 목적을 달성하지 않더라도 기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특정한 목적을 행사할 의도로 범행한 경우에는 위험범으로 처벌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형법상 배임죄의 규정은 행위자가 배임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그와 같은 배임행위를 실행한 것만으로 기수범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반해 형법은 목적범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아서 일본형법의 해석방식과 내용을 그대로 답습해야할 정당성과 필요성이 없다. 즉, 목적은 고의초과요소이고, 고의는 기수까지의 객관적 구성요건요소에 대한 인식과 의사이기 때문에 서로 다르다. 그리고 목적범의 목적은 “실행행위의 내부적인 목표가 아니라 그 목표달성을 통해 추구하는 행위 밖의 목적이라는 점에서 특수한 주관적 요소가 된다. 판례도 목적범에서의 목적은 범죄성립을 위한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라고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불법이득의사’를 고의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 보므로 결과에 있어서는 한국에서도 법원이 배임죄를 목적범처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판례가 어떤 경우에는 불법이득의사를 요구하고 어떤 경우에는 이를 무시하므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배임죄의 성립을 위해 필요한 고의의 요건 중 임무위배행위와 재산상 손해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의 수준이어야 하는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
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배임죄 성립을 위한 고의의 구체적인 인식 수준(임무위배행위 및 재산상 손해)을 파악해야 한다.
-
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배임죄가 고의범이라는 점과 고의를 인정하기 위한 두 가지 필수 인식을 추출한다.
- 배임죄는 고의범이기 때문에
- 고의를 인정하기 위해, ① 임무위배행위는 물론, ② 재산상의 손해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
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인식의 정도에 대해 언급된 문장을 선택한다.
- 임무위배행위에 대한 인식의 정도는 확정적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일본에서의 통설은 한국에서와 같이 고의의 일반원칙에 따라서 미필적인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고 본다.
- 재산상의 손해에 대한 인식도 미필적인 것이어도 충분하다고 한다.
-
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임무위배행위와 재산상 손해 모두 확정적 인식이 아닌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점을 결합한다.
- 미필적인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고 본다
- 재산상의 손해에 대한 인식도 미필적인 것이어도 충분하다고 한다.
-
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두 요건 모두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
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해 미필적 인식이면 충분하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임무위배행위에 대한 인식과 재산상의 손해에 대한 인식 모두 미필적인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배임죄의 성립 요건인 고의를 인정하기 위해 임무위배행위와 재산상의 손해에 대한 인식은 미필적인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