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2010년에 들어서는 양자 FTA가 갖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TPP, RCEP, 태평양동맹 등 메가 FTA가 등장하게 되었다. 그중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메가 FTA의 특징을 가장 잘 갖추고 있는 것이 TPP이다. 그러나 TPP의 60%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정식서명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에 탈퇴하면서 TPP 발효 자체가 불확실한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다. 사실 오바마 정부는 TPP를 통해 단순한 경제적 이익 창출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아태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고, TPP는 이러한 정책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플랫폼으로서의 의의를 가졌다. 반면, 트럼프 정부는 국제무역질서에서 미국의 주도적인 역할의 결과가 무역적자 확대, 일자리 상실 등을 초래하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필요한 시장에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양자 간 무역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이러한 인식의 결과가 TPP의 탈퇴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국제경제질서의 변화를 분석한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Niall Ferguson 교수의 제국 (Empire)이라는 책을 보면 영국이 과거 석유를 점유하고 이라크를 점령하던 것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과 이 외 다른 식민지 국가에 개입하는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여 결국에는 금본위제도가 폐기되었고, 패권이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에 기여하였다는 흥미로운 해석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현재에 대입하면 미국은 현재 아프카니스탄, 유럽 등 전 세계 여러 국가의 이슈에 깊게 개입되어 있다. 즉, 패권을 통해 얻는 이익도 있겠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어찌 보면 미국에게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높은 유지비용에도 불구하고 패권을 유지하고자 했던 미국의 입장이 최근 트럼프 정부에 들어서 변화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는 미국이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고자 한 정책인 TPP 탈퇴이다.
그런데 이러한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의도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존폐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TPP 협정은 미국에 외교⋅안보적 이익을 가져오지만 상당수 미국국민에게는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는 문제점이 있다. 트럼프는 2017년 1월 23일 대통령에 취임한 지 단 3일 만에 전격적으로 미국이 TPP에서 탈퇴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다. 또한 트럼프는 1993년 11월 이후 시행되고 있는 캐나다, 멕시코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NAFTA)도 재협상하기로 하였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미국 행정부들보다 훨씬 강한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 TPP에서 미국이 빠지면 TPP 협정문 규정상 현재 상태로의 TPP는 발효될 수 없다. 남중국해 문제 등 외교⋅안보적 이슈가 많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외교⋅안보적 이익을 지원해 주는 11개 TPP 회원국들과의 약속을 깬 미국은 TPP 탈퇴로 인하여 동아시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외교⋅안보적 이익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대통령보다 의회가 더 큰 권한을 가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국제무역협상 권한은 의회로부터 부여받는다. 행정부⋅입법부⋅사법부 간 삼권분립도 엄격히 적용된다. 트럼프 취임 후 1년 9개월 후인 2018년 11월에는 2년마다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1/3을 선출하는 의회 중간선거가 있다. 트럼프가 자신을 적극 지원하였던 미국 중서부 ‘러스트벨트’ 지역 유권자의 경제적 이익과 미국의 외교⋅안보적 국익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미국 전체 유권자들의 평가는 2년 후 미국 의회 중간선거에서 간접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트럼프의 모든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는 4년 후 2020년 11월의 대통령선거에서 표출될 것이다.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TPP를 폐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제무역질서 확립과 관련하여 미국이 TPP를 추진한 두 번째 이유에 주목한다. 만약 TPP가 실제 메가 FTA로 발족하지 않더라도 TPP 협정문을 작성하는 과정과 그 협정문 자체는 남아있게 된다. TPP 참여국은 TPP 협정문의 주요 내용을 새로운 국제무역질서를 규율하는 국제표준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TPP 협상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시진핑 행정부의 ‘中國夢’ 실현 차원에서 역내 포괄적 RCEP을 추진하고 있다. RCEP은 2012년 11월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통해 협상개시가 공식 선언되었다. RCEP 협상은 2013년 5월 제1차 협상이 개시된 이후 2016년 10월까지 총 15차례나 협상이 진행되었으나 실제 협상 진전은 매우 더딘 편이다. 이는 중국, 일본, 인도 등이 주요 이슈에 대해서 서로 대립된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RCEP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아직 정리되지 않아서 조기 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TPP 참가국들의 집단 반발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TPP를 탈퇴함으로써 중국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되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였던 TPP를 통한 미국의 ‘중국 포위망’이 늦추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TPP 설립과정을 통해 원산지규정, 지적재산권, 노동, 환경 등 중국이 열등한 지위에 있는 분야에 대한 새로운 국제무역규범을 주도적으로 정립하고자 하였다. 현재의 국제경제질서는 여전히 미국과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형성된다. 미국과 선진국 간에 새로운 국제무역규범의 틀이 잡히고 점차 그 내용들이 구체화되면 이는 곧 새로운 국제무역질서로 나타난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중국이 미국을 경제규모 면에서 크게 능가할 가능성은 향후 15~20년 내에는 높지 않다. 그러나 3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면 현행과 같은 미국 중심의 국제경제질서가 중국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우리는 기존의 국제경제질서가 새로운 질서로 변하기 위한 조건들을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그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점검해 보기로 한다. 첫째, 새로운 국제경제질서를 만들 수 있는 세력은 우선 경제규모가 미국보다 월등하게 우월해야 한다. 이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으로서 1945년경 미국의 경제규모가 영국의 4.7배에 달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자주 거론된다. 둘째, 월등한 경제규모와 함께 미국보다 소프트파워가 뛰어나야 한다. 소프트파워의 크기는 경제규모에도 의존하지만 1인당 소득과의 관련성도 제기된다. 2015년 세계은행 기준 미국의 1인당 소득은 5만 5,837달러로 세계 최상위권이며, 환율효과 등으로 순위변동이 심한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항상 세계 최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반면, 중국은 7,924달러였다. 셋째, 경제규모와 소프트파워에서 미국을 압도하는 새로운 세력은 IMF⋅세계은행으로 대표되는 브레턴우즈 체제와 G7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경제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로 국제금융질서를 바꾸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권국의 금융발전 정도가 기존 패권국을 훨씬 능가해야 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1945년에 국제금융센터로서 뉴욕이 런던을 크게 앞질렀듯이 상하이가 뉴욕을 앞질러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 역시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낮다. 세 번째로 국제금융체제를 바꿔야 한다. 다시 말하면 께브레턴우즈 체제와 G7 재무장관 회의로 통칭되는 현재의 기득권 구조를 중국이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IMF의 현행 질서는 유일한 거부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 반대하면 바뀔 수가 없는 구조이다. 또한 미국 외 서유럽 국가와 일본, 한국 등이 참여하고 있는 IMF에서의 친서방권 국가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중국은 IMF나 세계은행이 아닌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인데, 이것의 일환으로 BRICS가 CRA와 NDB라는 새로운 국제금융기구를 창설한 것이다. 하지만 CRA와 NDB가 IMF나 세계은행이 제공하는 수준의 편익을 제공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왜 그런가에 대한 설명은 이번 6월호에 함 실린 「동북아 경제질서 변화과정과 결정요인 분석」을 참조 바란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오바마 행정부가 TPP를 추진하고자 했던 핵심적인 정책 목표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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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오바마 행정부의 TPP 추진 목적과 정책적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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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에서 오바마 정부의 TPP 관련 정책 목표를 언급한 부분을 추출한다.
- 오바마 정부는 TPP를 통해 단순한 경제적 이익 창출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아태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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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단순 경제 이익이 아닌 아태 지역 영향력 유지 및 확대가 핵심 목표임을 확인한다.
-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아태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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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오바마 정부는 경제적 이익보다 외교·안보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TPP를 플랫폼으로 활용하려 했음을 결합한다.
- TPP는 이러한 정책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플랫폼으로서의 의의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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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오바마 행정부의 목표는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 아태 지역 내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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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단순한 경제적 이익 창출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아태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오바마 행정부가 TPP를 추진한 목적이 경제적 이익보다는 아태 지역에서의 영향력 유지 및 확대라는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이 강했음을 문맥을 통해 확인하여 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