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그동안 한국 사회는 지역ㆍ계층ㆍ세대 간에 치열한 내부적 대립과 갈등 속에서 성장해 왔다. 그러한 우리의 현대사는 한민족을 강인하게 만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국민들을 지나치게 격렬하고 편향적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식자들조차 사회적인 주요 쟁점에 대하여 자신이 뿌리내리고 있는 토양에 충실한 결론부터 먼저 내린 후, 그 결론을 사수하기 위한 논리를 개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향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도 검찰 통제를 위하여 수사권은 경찰에 부여하고 검찰은 기소권만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수사권과 기소권을 전속적으로 갖는 공수처를 탄생시키는 근거는 무엇이며, 공직비리는 상당부분 민간부문의 부패와 연계되는데, 이를 무 자르듯 잘라 공수처와 검찰이 나눠 수사를 하게 되면 수사권의 이원화가 초래될 뿐만 아니라 수사의 역동성을 훼손시켜 부패 범죄인들이 빠져 나갈 기회만 주게 될 우려도 있다.
법무위원회는 공수처, 검찰, 경찰의 3개 수사기관이 정립(鼎立)하여 상호견제를 이루는 삼각형 수사생태계를 구상하였다고 한다. 즉, 검찰이 경찰에 대한 지휘기관 이지만, 적어도 고위공직자범죄 등에 대하여는 공수처를 통하여 공수처, 검찰, 경찰이 비슷한 힘을 가지고 서로를 견제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무위원회 권고안은 ① 중복성 판단기준ㆍ주체, ② 기존 수사기관의 이관ㆍ이첩 시기, ③ 기존 수사기관이 공수처 전속관할 사건을 수사ㆍ기소한 경우 그 효력 등에 대한 규정이 없어 실무상 혼란 내지 비효율이 예상된다. 예컨대, 검찰이 수사를 통해 고위공직자, 하급공무원의 공동 부패범죄를 확인한 경우, 하급공무원은 검찰이 계속 수사하고 고위공직자만 수사를 중단하고 공수처로 이첩할 경우, 고위공직자의 수사만 지연되면서 말을 맞추는 등 수사가 방해받게 되어, 결국 고위공직자의 처벌만 곤란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밖의 특별한 사정’에 대한 해석과 관련하여, 기관간의 갈등상황 촉발시 실무상 문제점이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가형벌권을 위한 형사재판 및 소추는 모두 사법작용에 속하는 것으로서, 재판의 절차와 내용이 이원화될 수 없듯이 수사의 절차와 내용도 이원화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공수처에 독자적인 수사권을 인정하여 검사(내지 경찰)의 수사권과 공수처의 수사권을 병렬적으로 규정할 경우, 동일한 범죄에 대한 양 기관의 수사권이 동시에 발동될 수 있어 양 기관의 수사권이 충돌하게 되는데, 이는 국가 수사권 체계의 난립상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왜냐하면 시장에서의 기업간 경쟁은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또 소비자의 최종 선택에 맡겨진 문제인 반면, 수사에 있어서의 실적 경쟁은 시민의 처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시민에게는 그 수사를 당하고 안당하고의 선택권이 전혀 없는 것이므로, 국가 권력기관 간의 수사 실적 경쟁과 수사권의 충돌은 곧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위축으로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독자적인 수사주체간의 수사권 경합문제는 일본ㆍ미국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존재하며, 이들 나라에서도 합동수사나 상호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양 기관이 모두 수사주체가 되더라도, 양 기관간의 수사권 행사 협의ㆍ조정 시스템을 마련하여 민주적 방식으로 원만히 해결이 가능하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공직자에 대한 수사를 뒤집어보면, 상대방은 대부분 기업 등 거대한 사기업일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공직자에 대한 뇌물사건과 횡령ㆍ배임사건이 여러 건 있을 경우 공직자와 연결된 범죄는 공수처가, 공직자와 연결되지 않은 사건은 경찰 내지 검찰이 한다는 것인데, 이를 어느 시점에서 판단을 할 것인지, 만약 경찰 내지 검찰이 공수처의 범죄수사와 중복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첩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 의문이다. 더욱이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한 수사도 첫 출발점은 뇌물공여자, 사건 목격자 등 일반 국민일 수밖에 없는데,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성을 잃고 다수 정당 또는 정권의 의지대로 그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 애초의 설립취지와는 달리 권한의 재분배가 아닌 보다 강력한 권력기관의 탄생으로 연결되기 쉬우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국가의 모든 행정작용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내각에서 행정을 전담하도록 한 것이 대통령 직선제와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이다. 즉, 행정부는 ‘총리와 행정 각 부’로 구성하고, 수사ㆍ기소는 준사법행위이면서 권익침해적 권력작용이므로 그 담당기관을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법무부’ 소관으로 두고 있다. 한편, 헌법에 따른 정부조직법은 국무총리나 행정 각부의 하위기관으로 처, 청을 두고 있고, 처(법제처, 국가보훈처, 인사혁신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무총리 산하에, 청은 행정 각부 산하에 두고 있으므로 공수처를 정부조직의 단위로서 처로 하려면, 국무총리 산하로 설치해야 하는데, 공수처가 담당할 수사와 공소의 업무는 국무총리가 수행하는 정부의 통할 업무와는 거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공수처의 직무수행에 대해 국무총리가 국회에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현행 헌법상 공수처는 행정 각부에 편성되어야 민주주의 원리에 따른 실질적 민주적 정당성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므로 공수처를 공수부로 하여 그 수장을 장관으로 하거나 공수처를 특정한 부의 장관의 소속으로 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상의 외국 입법례를 살펴볼 때, 독립기구로서의 공수처 법안은 전(全) 세계에 유례가 없다. 왜냐하면 미국ㆍ영국ㆍ독일ㆍ프랑스ㆍ일본 등 선진국은 별도의 부패범죄 전담수사기구가 없을 뿐만 아니라 특정신분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기구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홍콩, 싱가포르 등 검찰제도가 발달하지 않은 몇몇 영미법계 도시국가를 중심으로 기소권이 없는 부패전담 수사기구가 운영될 뿐이며, 이 경우도 현재 발의된 공수처 법안과는 달리 대통령, 총리 또는 법무부 등의 산하기관으로 하고 있을 뿐이다. 더욱이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부패수사에 일부 성과를 달성했다고 하는 것도 우리나라의 형사사법 체계와는 달리 플리바기닝과 수사과정에서의 허위진술죄 처벌, 영장 없는 감청 등의 특별한 권한이 부여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특히 거의 모든 국가가 헌법상 평등원칙과 형사사법의 통일적 적용을 이유로 기소기관을 검찰로 일원화 하고 있으며, 기소권을 2개 이상의 기관에 분리한 사례는 1985년 검찰제도를 도입한 영국을 제외하고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모든 법률안에 공통적으로 포함되어있는 직군으로는 국회의원, 법관, 검사, 일정 직급ㆍ직위 이상의 공무원 등이 있고, 나머지 대상군들은 개별 법률안마다 포함범위에 있어서 광협의 차이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대상자범위를 어떻게 확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기존의 법률안에서 공수처의 지위ㆍ위상에 관한 문제와 직ㆍ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공수처의 적용대상과 그에 따른 비리ㆍ범죄의 범위가 확장되면 될수록 공수처는 수사와 기소권을 가지고 있는 검찰의 권한을 대체하는 결과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 조직 자체의 헌법ㆍ법률적 합법성과 정당성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대한민국사회, 특히 정치권이나 권력자 층에서의 부정부패 문제를 해결하는데 검찰에 희망을 걸 수 없다는 이유로 모든 부정부패의 문제, 그와 연관된 경제ㆍ금융ㆍ기업범죄 등의 문제를 특별기구에 맡기겠다는 생각으로 검찰의 수사ㆍ기소대상에서 분리해 내겠다고 한다면 기존의 어떤 대상자의 어떤 사건이 검찰에 의해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자료가 제시되고, 그에 대한 독립된 수사ㆍ기소청이 필요하다는 이유가 합리적으로 논증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공수처가 독자적인 수사권을 가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중, 국가 수사권 체계의 측면과 국민의 권리 측면에서 각각 어떤 영향이 있는지 서술하시오.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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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공수처의 독자적 수사권 보유가 국가 수사 체계와 국민의 권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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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존 검사/경찰의 수사권이 병렬적으로 규정될 때의 상황을 추출한다.
- 공수처에 독자적인 수사권을 인정하여 검사(내지 경찰)의 수사권과 공수처의 수사권을 병렬적으로 규정할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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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수사권 충돌로 인한 체계적 문제와 국민의 권리 침해에 관한 직접적인 근거를 선택한다.
- 양 기관의 수사권이 동시에 발동될 수 있어 양 기관의 수사권이 충돌하게 되는데, 이는 국가 수사권 체계의 난립상을 초래할 뿐만
-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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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수사권의 병렬적 규정이 기관 간의 충돌을 야기하여 체계의 난립을 가져오고, 이것이 실적 경쟁으로 이어져 국민의 권리를 위축시킨다는 인과관계를 연결한다.
- 국가 수사권 체계의 난립상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 국가 권력기관 간의 수사 실적 경쟁과 수사권의 충돌은 곧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위축으로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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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국가 수사권 체계 측면에서는 난립상을 초래하고, 국민의 권리 측면에서는 자유와 권리의 위축을 가져온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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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서 요구한 두 가지 측면을 구분하여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공수처에 독자적인 수사권을 인정하여 기존 수사권과 병렬적으로 규정할 경우, 양 기관의 수사권이 충돌하여 국가 수사권 체계의 난립상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국가 권력기관 간의 수사 실적 경쟁과 수사권의 충돌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공수처에 독자적인 수사권을 인정하여 병렬적으로 규정할 경우 양 기관의 수사권이 충돌하여 국가 수사권 체계의 난립상을 초래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