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인구 구조변화에 대한 우리나라 정부 또는 공적 차원의 대응은 관련법인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2004)」 제정, 관련 조직[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2005~)] 구성과 더불어 현재 3차에 이르고 있는 5개년 단위 종합 정책대응 계획[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통해 전(全)방위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혹은 이와 무관하게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변화는 장기적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흔히 천문학적 예산투입(비용)에 비해 정책효과가 매우 미흡하거나 부재했다는 진단으로 귀착되는 이러한 평가 이면에는 보다 근본적이고 전향적인 원인이 내포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정책목표의 비현실성, 정책지표 설정오류, 이름뿐인 이른바 ‘편승정책’들의 교란 등이 이유가 되는 순수한 정책실패가 한 원인일 수 있다. 인구 관련 현상의 ‘장기’적인 성격에 맞지 않게 인구대책이 ‘단기’적 효과와 성과평가에 집착하는 시계(視界)와 시차(時差)의 문제가 더 큰 이유일 수도 있다.
한국은 지금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고, 2025년에는 노인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가 될 것이라 한다. 그런데 이런 초고령 사회로의 변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문제다. 불과 7년 후면 우리는 초고령 사회가 되는데 지금 우리 사회 노년기 삶의 모습은 긍정적이지 않다. 대다수 노인의 경우 노후를 위한 재정 준비는 물론 문화 예술 활동과 같은 취미 생활에도 익숙하지 않다. 또한 열악한 재정상태, 인지력 및 활동성의 급격한 저하, 가족의 유무와 상관없는 고립화, 문화적 소외 등으로 ‘노후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인지력과 활동성 저하로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노인을 사회의 잉여인간으로 간주해 요양원, 요양병원, 노인케어센터 등 노인 시설에 모아두거나 고독하고 외로운 개인으로 사각지대에 방치하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이 때문에 노인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일부 사회적 시각도 있다. 이러한 인식은 우리 사회가 노인을 ‘나와 우리’가 아닌 다른 집단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많은 노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격리되어 수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노인의 존엄성과 행복권이 무시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도 노인에 대한 다양한 정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고 노인문제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노인을 우리 사회가 짊어져야 하는 부담스러운 짐과 같은 존재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의 사례연구는 이와 같은 시각에서 탈피해 노인이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에 함께 참여하고 기여하는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년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노인을 분리하고 격리하는 사회가 아니라 노인과 젊은 세대가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노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확산이 필요하다. 우리는 유럽의 사례연구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노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부양해야 하는 의존적인 노인,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노인, 젊은 세대와 단절된 노인 등과 같은 노인에 대한 지금까지의 선입견을 깨뜨리고 노인과 노년기 삶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인식을 지니고 우리는 노인을 분리하고 격리하는 사회가 아니라 노인과 젊은 세대가 공존하는 사회, 노인이 사회의 잉여적 존재가 아니라 당당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유럽의 사례를 바탕으로 연구했다. 연구 결과는 올해 경제·인문 사회연구회에서 나온 <유럽의 사례를 통해서 본 노년기 삶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변화 모색>이라는 보고서로 발간됐다. 이미 오래전에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유럽은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유럽에서는 노인의 자율성 확대, 다양한 문화향유의 기회 제공, 사회공헌 차원에서의 노인을 위한 봉사활동, 그리고 무엇보다 노인과 젊은 세대가 함께 거주하는 주거정책의 도입 등 새로운 노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에서도 기존의 수동적 향유에서 벗어나 노인이 능동적으로 활동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패러다임의 변화도 눈에 띈다.
우리 사회 대부분의 노인들은 요양원과 같은 집단 노인시설에서 생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는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영국의 보호주택이나 알츠하이머 마을로 유명한 네덜란드 호그벡 마을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이들은 집합주거 형태이지만 노인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최대한 고려해 마치 내 집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노인의 자가 주거 형태 확대 또한 매우 중요한데, 이 경우 각종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전문적인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 문제를 영국과 독일은 재가 돌봄 제도를 확대함으로써 해결하고 있다. 또 다른 해결책으로는 프랑스에서 시도하고 있는 세대 간 주거 형태도 주목할 만하다. 협회가 중심이 되어 혼자 사는 노인이 방을 구하는 젊은이에게 자신의 집 공간을 빌려주고 함께 생활하는 제도가 세대 간 주거 형태이다. 이를 통해 노인들은 최대한 오랫동안 자기 집에서 거주하면서 동시에 고독을 피하고 자율성을 도모하며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다.
인구고령화의 문제는 이제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을 포함해서 많은 국가의 글로벌한 이슈다. 평균수명의 증가는 인간이 필연적으로 직면하는 시간의 유한성을 극복하는 축복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국가적으로는 노인이 되어도 건강하고 인간답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의무가 주어진다. 특히 세계적으로 대다수의 노인들은 요양병원이나 요양원과 같은 시설보다는 최대한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서 가족·친구·이웃 등과 함께 살기를 원한다. 노인복지에서는 이것을 ‘삶터에서 노후 보내기(AIP: Ageing in place)’ 라고 부르는데, 노인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집과 지역사회에서 보건과 복지·주거·고용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영국은 오래전부터 이 같은 여건을 각 지역사회에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온 선도적인 나라다. 한국에서도 지난 2008년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도입해서 본격적으로 노인 돌봄을 위한 국가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로 영국의 사례를 통해서 배울 점이 많다.
영국은 이미 오래전에 NHS(National Health Service, 국가보건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서 노인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노인이 부자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질병과 입원과 외래서비스 여부에 관계없이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값싸게 이용하지만 취약한 보장성과 비급여의 문제 등으로 인해 노인의 부담이 크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돈이 없어서 병원을 가지 못하는 일은 원칙적으로 없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각종 질병에 노출되고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약해지는 노인이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영국 정부는 무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노인들이 지역·계층·성별·직업·지역 등에 따라 평균수명이나 질병에 걸리는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는 ‘건강불평등’ 문제의 해결에도 적극적이다.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여러 측면에서 노인의 건강불평등이 발생하는데, 그 원인을 찾아보고 대응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유럽의 사례를 통해 제안된 노인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핵심은 무엇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기존의 어떤 선입견을 깨뜨려야 하는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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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유럽 사례를 바탕으로 제안된 새로운 노인 패러다임의 내용과 타파해야 할 기존 선입견을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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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새로운 패러다임의 지향점과 기존의 부정적 인식을 나타내는 문구를 추출한다.
- 노인이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에 함께 참여하고 기여하는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
- 노인을 분리하고 격리하는 사회가 아니라 노인과 젊은 세대가 공존하는 사회
- 노인이 사회의 잉여적 존재가 아니라 당당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
- 부양해야 하는 의존적인 노인,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노인, 젊은 세대와 단절된 노인 등과 같은 노인에 대한 지금까지의 선입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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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질문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패러다임의 정의와 선입견의 구체적 사례를 선택한다.
- 노인이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에 함께 참여하고 기여하는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
- 부양해야 하는 의존적인 노인,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노인, 젊은 세대와 단절된 노인 등과 같은 노인에 대한 지금까지의 선입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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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새로운 패러다임은 노인을 사회의 동반자이자 공동체 일원으로 보는 것이며, 이를 위해 의존적·수동적·단절된 존재라는 기존의 선입견을 극복해야 함을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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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새로운 패러다임의 핵심 내용과 타파해야 할 선입견을 정리하여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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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새로운 패러다임의 핵심은 노인을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에 참여하고 기여하는 동반자이자, 사회의 잉여적 존재가 아닌 당당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의존적인 존재,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존재, 혹은 젊은 세대와 단절된 존재로 규정하던 기존의 선입견을 깨뜨려야 한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유럽의 사례를 바탕으로 노인을 사회적 동반자로 재정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기존의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노인관을 탈피해야 함을 논리적으로 연결하여 답을 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