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연구개발을 통해 창출된 성과는 지식전파(knowledge spillover)를 통해 다른 기업들도 수혜를 볼 수 있는 사회적 편익이 사적 수익보다 큰 양(+)의 외부효과를 가진다. 이러한 외부효과 때문에 사회적 편익을 전부 내부화할 수 없어 유용한 연구도 투자유치에 실패하거나 사회적 최적수준보다 과소 투자되는 시장실패가 발생하는데, 사적수익의 손실을 벌충할 만큼 정부의 보조금이 지원된다면 시장실패를 교정할 수가 있다. 즉, 외부 지원 없이는 투자되지 않거나 과소 투자되었을 연구사업에 적정한 수준의 보조금 지원은 민간 R&D 투자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기업의 입장에서는 자력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계획하던 사업이라도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으면 더 큰 이익이다. 연구개발 관리기관이 지원사업의 상업적 성과만으로 평가받는 경우 정부 지원 없이도 기업이 자체 수행했을 사적 수익이 높은 연구사업들도 지원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처럼 정부의 재정지원이 기업 자체의 투자를 대체하는 것을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라고 부른다.
구축효과 분석을 넘어 정부의 R&D 지원이 기업이 산출하는 경제적 가치를 제고하는 효과를 인과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해외에서도 드물다. SBIR 프로그램이 도입된 이후 미국 의회감사원(GAO)과 국립과학학술원(National Academics of Science) 등이 30여 편의 평가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실증분석 연구는 드물었고 그나마도 기업들 대상의 설문조사 방식으로 이루어져 응답편의(response bias)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의회가 SBIR 사업의 성과지표 개발을 요구함에 따라 국방부가 상업화달성지수(Commercialization Achievement Index)를 고안하는 등 부처들이 대응을 하고 있지만, 수혜기업의 지표만으로는 성과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선택편의를 통제하며 엄밀하게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실증연구는 2010년 이후 등장한다. Edison(2010)은 비공개인 국방부 위탁계약 데이터(DD350 database)로부터 2003년 국방부의 SBIR 사업에 지원한 1,460개 기업의 계약 관련 정보와 기업 특성 정보를 입수해 매칭기법과 회귀분석을 결합해 선택편의를 통제하며 지원효과를 추정하였다.
시장실패를 해소하는 작동원리로 인증효과(certification effect) 또는 재정지원(funding) 효과를 들 수 있다. 분석 결과, SBIR 보조금 수혜 여부만이 인과적 효과를 발휘했고, 심사점수는 투자유치, 사업화 등 각종 성과지표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Howell(2017, pp.1156~ 1157)은 정부의 제안서 평가는 별다른 시그널 효과가 없음이 판명된 것이며, 벤처투자자들도 SBIR의 인증효과는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고 이야기한다고 기술한다. 재정지원 효과는 창업자들이 더 많은 주식 지분을 보유하게 해주는 효과와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제작(prototyping)해 시장성을 검증할 수 있게 해주는 효과로 구성되는데, 이 중 개념설계 검증 효과가 주된 작동원리임을 밝혔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SBIR(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 제도를 벤치마킹해 1998년부터 20여 년간 중소기업 R&D 지원 예산을 꾸준히 늘려왔다. 전 부처에서 중소기업이 수행주체인 연구개발사업에의 지출은 2016년 2조 8,973억원으로 집계(산업부, 중기부, 과기부가 84% 차지함)됐는데, 이는 정부 R&D 총액의 15.2%에 해당한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우리 중소기업의 R&D 투자 총액은 미국 다음인 2위에 해당해 일본, 독일, 프랑스 등을 능가한다. 정부 R&D 지원에 대해 그동안 민간 R&D 투자 구축 여부와 기술역량 제고효과에 대한 실증연구가 국내외에서 많이 이루어졌으나, 경제적 효과 평가는 최근에야 등장하기 시작한다. 본 연구는 전 부처의 연구개발사업 정보를 기록한 NTIS DB에서 주관기관이 기업이고 KED 재무정보 DB와 연계되는 21,265건의 R&D 사업(2010~14년)을 분석하였다.
NTIS 데이터는 주관연구기관으로 참여한 기업의 정보만 제공하고 위탁연구기관/참여기관으로 참여한 기업의 정보는 제공되지 않는다. 정부 R&D 사업을 토대로 사업화까지 추진하는 것은 주로 주관연구 기업이고 다른 기업들은 대개 연구용역 수입을 목적으로 참여하므로 분석에서 제외되어도 본 연구의 취지를 크게 훼손하지 않는다. 본 연구는 정부의 기업 R&D 지원사업에 대한 정보를 NTIS 데이터로부터 추출하였다. 1~3년 후의 성과평가를 위해 마지막 해인 2015년을 제외한 2010~14년 기간 동안의 정부 R&D 사업 중 연구주관기관이 기업인 지원사업 총 30,448건을 분석했는데, 사업금액은 평균 4억 7,700만원이고 중위값은 2억원이다. 지원금 규모 면에서 하위 20%의 사업은 1억원 미만이고, 상위 20%는 5억 2,500만원부터 최대 547억원에 이른다. 건수 기준으로 80%가량의 사업이 미국 SBIR 1단계 지원규모인 1억원 수준보다 크다는 점은 한국의 기업 R&D 지원이 대부분 미국 SBIR 사업의 2단계에 해당하는 중규모 이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방위산업청, 중소기업청 등 각 부처로부터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정보를 위탁받아 관리 및 분석한다. 두 기관은 국가 R&D 사업들을 체계적이고 심층적으로 조사⋅분석⋅평가하여 예산배분 등 종합조정 업무에 활용한다. 또한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Information Service: 이하 NTIS) 포털을 통해 국가연구개발사업 데이터를 개방함으로써 산⋅학⋅연⋅관의 공동 활용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NTIS 포털은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사업군⋅과제군, 연구비 및 연구원의 상세 통계, 국가연구시설장비의 투자 및 활용 현황, 인력 현황, 공동위탁 성과 현황, 주요 연구개발지표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2003년부터 2015년까지의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연간 데이터 조회가 가능하며 연구기관, 대학, 기업 등 연구수행주체에 대한 정보를 포함한다. 기업은 다시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으로 상세 구분하고 있다.
기업들의 재무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정부의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대책에 의거해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6개 국책기관과 10개 민간 금융기관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한국기업데이터(Korea Enterprise Data: 이하 KED)의 기업정보 DB(2010~15년)를 이용하였다. KED는 조달청 등 공공기관 입찰에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신용을 평가하는 회사로서 국내 최대의 기업정보(750만개)를 보유하고 있다. 매년 많은 기업이 소멸되고 또 새로 생성되므로 기업데이터는 불균형패널(unbalanced panel)이다. 2010~14년 기간 동안 NTIS 데이터의 총 30,448건의 기업 지원사업 중 약 70%인 21,265건이 KED 데이터의 기업들과 연계되었다. 연구비 기준으로는 NTIS에 기록된 전체 사업비 중 77.7%에 해당하는 사업들이 KED 데이터와 연계되었다. 그런데 기업들 중에는 여러 해에 걸쳐 중복적으로 지원받는 기업들도 많다.
이에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해 정부는 연구개발 지원을 급속히 늘려 왔다. 정부 R&D 투자의 우선순위가 보건환경 분야인 미국⋅영국이나 대학진흥인 일본 독일 프랑스와는 대조적으로 한국정부는 R&D 투자(2016년 19조원 돌파) 중 43%(8.1조원)를 산업⋅기반시설 등 경제발전 목적에 투입해 왔다. 그중 중소기업에 직접 제공하는 R&D 지원금도 2016년 3조원에 육박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지난 20여 년간(1997~2015년) 중소기업의 R&D 투자는 약 23배(4,762억원→11조 2,367억원), 기업부설연구소는 15배(2,278개→33,100개), 연구인력은 약 7배(22,628명 →174,110명) 확대되었다. 그러나 한국이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세계 최고를 달성했음에도 생산성 향상이 갈수록 정체되는 현상을 일컫는, 이른바 ‘코리안 R&D 패러독스’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양적으로는 대폭 확대된 연구개발자금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물론 우수한 혁신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제약으로 연구개발을 시도해 보지 못한 중소기업들에게 혁신을 시도해 볼 종자금(seed money)을 제공한다면, 산업생산성을 제고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은 직접보조금과 더불어 세제혜택도 제공되는데, 세제혜택은 어떤 기술에 R&D를 얼마나 투자할지를 기업이 스스로 결정하는 데 반해 보조금은 정부가 연구 분야와 규모를 직접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황석원(2017)은 선정과정과 지원내역을 완전히 공개하는 미국 SBIR 프로그램과 달리 한국의 13개 부처 및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 R&D 지원은 수혜자 선정이 불투명하고, 시장요구에의 부응이 미흡하며 행정 절차가 복잡하고 간섭이 심하여 기술력과 판로가 탄탄한 유망기업은 지원하지 않고 한계기업들이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역선택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한다.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서 황석원(2017)은 출연금 지원은 설립 5년 이내의 스타트업 기업으로 한정하고 그 외의 기업은 무이자, 무담보, 무연대보증 등 3無 조건의 대출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은 양적으로 상당하지만, 많은 실증연구에서 그 효과는 부정적으로 나타난다. 장우현 편(2014)은 통계청의 「광업제조업조사」 2007~11년의 데이터를 이용해 기업들의 총요소생산성을 도출한 후, 성향점수매칭 추정을 통해 정책금융 제공이 기업의 생존율은 5.3%p 증가시켰으나 생산성을 유의하게 낮추는 효과를 발견했다. 이는 부가가치의 손실로 환산하면 2011년 기준 2조 4,770억원에 달한다(장우현, 2016, p.4). 이기영 외(2015)는 정책금융 수요를 추정하고 실제 정책금융 제공과 비교해 업력 초기 또는 10년 이상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공급은 과도한 반면, 업력 7~10년 사이의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이 부족한 파이낸싱 갭을 발견하였다. 정책금융기관들이 실패 위험이 매우 큰 창업기업을 지원하며 낮아진 성과를 만회하기 위해 시장에서 이미 인정받는 우량기업들도 대거 지원했기 때문이다. 이기영 외(2015)는 중소기업에 대한 무기한의 보호가 피터팬 신드롬을 야기하기 때문에 정책금융을 받을 수 있는 횟수와 기간을 제한하는 정책금융졸업제도를 제안하였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정부의 재정지원이 기업 자체의 투자를 대체하여 발생하는 현상을 무엇이라 부르는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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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정부의 재정지원이 기업의 자체 투자를 대체하는 현상의 명칭을 정의하는 질문임을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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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문맥 내에서 정부 지원과 기업 자체 투자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을 탐색한다.
- 정부의 재정지원이 기업 자체의 투자를 대체하는 것을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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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질문에서 요구하는 현상의 정의가 명시된 문장을 근거로 선택한다.
- 정부의 재정지원이 기업 자체의 투자를 대체하는 것을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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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문맥에서 '정부의 재정지원이 기업 자체의 투자를 대체하는 것'이 곧 '구축효과'임을 확인한다.
- 정부의 재정지원이 기업 자체의 투자를 대체하는 것을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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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해당 현상의 명칭은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임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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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최종 답변을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로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정부의 재정지원이 기업 자체의 투자를 대체하는 현상을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