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법인의 범죄능력에 관한 논의들은 끊임없는 형법학계의 화두이다. 영미법상의 동일시이론이나 조직책임설을 근간으로 하면서 발전적인 논쟁들이 이어져 왔고, 오스트리아나 스위스 등을 중심으로 완성된 형법의 개정이나 단체형법의 도입여부에 관한 논의도 부가되었다. 이제는 법인의 범죄능력을 더 이상 적극적으로 부정하고자 하는 견해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에서는 법인의 범죄능력에 관한 논의들은 전개하지 않고, 그러한 논의들에 비추어 법인의 범죄능력을 인정하고도 양벌규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또는 만일 양벌규정이 필요하다면 어떠한 이해가 필요한지에 논의의 초점을 두고자 한다. 우선 동일시이론의 경우 행위・감독이원화설은 대표자의 행위는 법인의 행위와 동일시 하지만 그 밖의 종업원의 행위에 대하여는 법인에게 감독책임을 부과한다. 따라서 법인의 범죄능력을 인정하더라도 대표자의 행위는 법인의 행위로서 법인의 범죄가 되지만, 종업원의 행위에 관하여 법인은 보증인적 지위의무자로서 그러한 행위를 방지할 의무 있는 자로서 방조범이 성립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때에도 법인에게 정범의 지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독립된 형벌조항을 통해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범죄로 성립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양벌규정은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형법상 일반규정으로서 법인의 범죄능력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입법으로 처벌의 공백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다층적인 의무구조를 통해 예방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양벌규정의 존치가 가능해 질 것이다. 예컨대, 법인만의 처벌을 규정하게 될 경우를 상정하면 다음과 같다. 즉, 모든 자연인의 행위가 법인과의 업무관련성 또는 법인의 이익을 위한 행위이고 그 의사결정구조 내에서 결정된 ‘법인의 총합적 의지로서의 의사’를 기초로 행위된 것이라면, 이는 개인이 아닌 법인의 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개인은 법인의 의사지배 하에서 행한 것에 불과한 수단으로서의 의미 또는 법인의 행위의 일부로 이해된다. 이 경우 법인의 범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만일 개인의 행위가 의사결정구조 내에서 이루어진 의사에 따른 행위가 아니지만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 경우 또는 법인의 이익을 위한 행위였던 경우 법인에게 주의의무 및 감독의무를 부과함으로서 그러한 개인의 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고자 함이 양벌규정의 입법목적이라면 법인에게 양벌규정을 통하여 그 의무내용을 강화할 수 있다고 해도 법인의 범죄능력 인정으로 인한 법인의 처벌과 양립불가능한 입법이 아니다.
또한 직접 행위자는 의무수령자가 아니므로 비신분자로서 법인에의 적극 가담정도에 따라 신분자인 법인과의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을 인정하고자 한다면 이 역시 이중처벌에 해당하므로 부정되어야 한다. 기업의 자유의사는 의사결정구조의 기능이고, 기업의 행위는 의사결정구조의 결단에 따라 행해지는 기업의 사회적 상호작용으로서의 외적 변화라고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작용이 형법에 위반될 경우 기업도 자연인과 동일하게 형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고유한 범죄능력을 인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서는 대표자나 종업원의 행위에 종속하는 법인의 행위를 찾을 것이 아니라, 기업으로부터 출발된 불법한 사회적 상호작용으로 드러나는 외적 변화를 기업의 행위로 평가하고, 다시 그러한 불법한 외적 변화에 대한 가담여부와 정도를 통해 대표자나 종법원의 각각의 책임의 양을 결정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즉, 법인에 의한 전체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불법성을 총체적으로 먼저 판단하고, 법인의 형사책임과는 별도로 개별적인 가담자의 형사책임을 부과함이 각각의 행위성 인정방식이 될 것이며, 책임주의에 부합하는 책임귀속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한다.
전자의 방식, 즉 행위자가 어떤 지위에 있든지 간에 내부자의 행위를 명백히 가려내지 아니한 채, 기업활동상 벌칙규정의 위반과 그 결과만 존재하기만 하면 이를 법인의 체계상 결함 또는 의사결정구조의 하자의 결과로 보아 법인의 범죄성립만을 인정하는 방식은 법인처벌로 확보하고자 하는 입법목적 달성에는 매우 효과가 있겠지만, 책임원칙에 반할 우려가 있다. 이는 업무관련성만이 법인처벌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위귀속여부를 구분하는 후자의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면, 양벌규정은 여전히 필요하고 또 법인처벌의 근거로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후자의 방식에 따르면 행위귀속이 명백하지 아니할 때에는 이미 법인처벌의 근거에 양벌규정의 책임내용이 포함되므로 양벌규정은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행위귀속이 명백할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분하여 양벌규정을 입법하여야 할 것이다.
법인의 범죄능력을 인정할 경우 현행 양벌규정이 가지는 모순점과 이에 관한 해결방안을 강구한다면, 첫째, 의무조항의 수범자가 사업주와 같이 한정된 경우에, 사업주가 법인인 경우에는 법인이 처벌조항의 직접 적용을 받으므로, 양벌규정에 의한 직접 행위자의 처벌은 더 이상 요구되지 않는다. 양벌규정에서 직접 행위자를 처벌하고자 함이 처벌조항의 위반주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처벌의 공백을 메우기 위함이었기 때문에, 처벌조항에 의하여 법인에게 형벌이 부과되면 그로 인하여 처벌의 공백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 만일 직접 행위자의 추가적 또는 병렬적인 양벌규정 적용을 인정한다면, 하나의 의무위반으로 인하여 처벌조항에 의한 법인처벌, 양벌규정에 의한 행위자 처벌 및 법인 처벌이라는 3중의 처벌로 귀결된다는 점에서도 타당하지 않다
반면 행정형벌의 의무조항이 누구든지 수범자로 하는 규정이라면 그 때의 ‘누구든지’에는 종업원 등뿐만 아니라 법인도 해당하게 된다. 이 경우 의무조항 위반자를 법인으로만 볼 것인지 아니면 행위귀속의 명확성 여부에 따라서 종업원 등 행위자와 법인을 구분할 것인지는 선택된 법이론에 따라 해석상 구분된다. 조직책임설과 같이 일반범 규정의 위반자를 법인으로 본다면 종업원 등에 관한 주의・감독책임 위반은 법인의 결함 있는 구조의 결과가 되므로 별도로 양벌규정을 존치시킬 필요가 없게 되지만, 죄형법정주의의 파생원칙인 책임주의에 반할 우려가 있다. 다른 방식으로서 행위귀속이 명확할 때에는 법인에 소속된 행위자에게 벌칙조항을 적용하고 양벌규정을 통해 법인을 처벌함으로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행위귀속이 불명확한 때에는 그러한 침해 또는 위태화의 결과가 법인의 운영체계 내지 의사결정구조의 하자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아 직접 법인에게 벌칙조항 위반자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러한 행위 및 결과 방지를 감독하기에 부족한 법인의 운영체계 내지 의사결정구조의 하자가 법인처벌의 근거가 되므로, 양벌규정은 필요하지 않다.
조직책임설에서는 자연인의 행위를 전제로 법인의 행위를 찾고자 하지 않고, 법인 스스로가 범죄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법인은 고유의 형사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특히 과실범이나 부작위범의 형태는, 법인의 구조적인 결함이나 내적 문제가 법익의 침해 또는 위태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작위범의 경우에도 어느 특정 개인의 행위만으로 귀속시키기가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조직 자체의 구조를 통한 활동과 기능으로 인한 결과발생을 인정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가진다. 따라서 조직책임설은 법인 고유의 불법성이 범죄능력의 인정으로부터 당연히 도출되므로, 법인의 범죄능력을 인정할 경우 양벌규정의 존재는 반드시 요구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때의 법인이 고유하게 가지는 불법성의 내용이, 법인 자신이 가지는 구조적인 결함이나 내적 문제를 감시하고 그로 인하여 법익에 대한 해를 가하지 않도록 결과발생을 방지할 의무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양벌규정에서 요구하는 법인의 대표자 및 종업원 등에 대한 주의 및 감독의무를 포함한 보다 광범위 한 법인의 의무로 이해된다는 점에서, 양벌규정의 역할을 이미 법인의 범죄능력 인정을 통해 수행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조직책임설의 관점에서 법인의 범죄능력을 인정할 때 양벌규정이 반드시 요구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
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조직책임설에 기반하여 법인의 범죄능력이 인정될 경우 양벌규정이 불필요한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
-
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조직책임설이 법인의 범죄능력과 불법성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추출한다.
- 조직책임설에서는 자연인의 행위를 전제로 법인의 행위를 찾고자 하지 않고, 법인 스스로가 범죄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법인은 고유의 형사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 조직책임설은 법인 고유의 불법성이 범죄능력의 인정으로부터 당연히 도출되므로, 법인의 범죄능력을 인정할 경우 양벌규정의 존재는 반드시 요구되지 않는다.
-
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양벌규정이 불필요한 구체적인 근거가 되는 법인의 의무 내용을 선택한다.
- 법인이 고유하게 가지는 불법성의 내용이, 법인 자신이 가지는 구조적인 결함이나 내적 문제를 감시하고 그로 인하여 법익에 대한 해를 가하지 않도록 결과발생을 방지할 의무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 이것은 양벌규정에서 요구하는 법인의 대표자 및 종업원 등에 대한 주의 및 감독의무를 포함한 보다 광범위 한 법인의 의무로 이해된다는 점에서, 양벌규정의 역할을 이미 법인의 범죄능력 인정을 통해 수행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
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조직책임설 하의 법인 고유 불법성이 양벌규정의 목적을 이미 포함하고 있다는 논리를 결합한다.
-
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법인의 고유한 불법성 내용이 양벌규정의 주의·감독의무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의무이기 때문에 양벌규정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
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조직책임설에 따르면 법인은 고유의 형사책임을 부담하며, 법인이 가지는 고유한 불법성의 내용은 구조적 결함이나 내적 문제를 감시하여 법익 침해를 방지할 의무로부터 출발한다. 이러한 법인의 의무는 양벌규정에서 요구하는 대표자 및 종업원에 대한 주의·감독의무를 포함하는 보다 광범위한 의무이므로, 법인의 범죄능력 인정 자체가 이미 양벌규정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조직책임설에서 법인의 고유한 불법성이 구조적 결함 방지 의무를 포함하며, 이것이 양벌규정의 주의·감독의무를 포괄하므로 양벌규정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