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다른 한편, 관계를 기반으로 인간 삶의 전반적 사항들을 관장하는 체계는 자연스럽게 사회의 조직화로 이어진다. 즉, 유교라고 하는 관계적 규칙의 종교화는, 특수한 형태의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만들어낸다. 이는 특히 퍼트남(Putnam)의 사회적 자본 구분인 결속 자본(bonding capital)과 교량 자본(bridging capital) 중 결속자본에 더 가까운 것으로서, 혈연, 지연, 학연 등 비교적 유사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집단을 형성하고 그 집단 내에서 매우 높은 수준의 호혜성과 협력, 신뢰가 유지되는 결과를 낳는다. 그리고 유교적 맥락에서의 조직화(organization)는, 유교라는 관계적 규범을 관장하는 관념적 매개체가 개인들이 맺는 가장 작은 규모의 집단부터 대규모 집단까지 개별 주체들을 연결시키는 조직화 과정의 문화적 자원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유교가 국가 통치 이념으로 비교적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유리하게 작동한 원인이 된다.
하지만 911 이후 서구에서는 다문화주의에 대한 자유주의적 옹호와는 별개로 문명충돌론의 시각 역시 공존했다. 헌팅턴으로 대표되는 문명충돌론은 결국 문명간에는 본질적 차이로 인해 충돌될 수밖에 없다는 극단적 시각이다. 한편 다문화주의는 문화에 대한 본질주의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고, 그래서 문화를 보호하려는 시도는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상실시킨다는 비판(Benhabib, 2002)도 있다. 문화는 근본적으로 생성적이고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문화주의에서 보전하는 문화에 대해 본질주의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변화하는 사회상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다문화주의에 대한 또 다른 비판은 자유주의의 관용(tolerance)의 정치가 어떤 측면에서는 본질적인 문제와 갈등을 은폐하고 있다는 점이다. 웬디 브라운이라는 정치학자는 이런 관용의 담론들이 “세계시민주의적 서구 사회와 근본주의적 타자들”이라는 대립항을 정당화하고 제국주의를 옹호한다는 것이다.
동아시아를 비교하고 있는 연구들은 많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정책적 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생산하는 연구사업은 EASS가 유일하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사회문화적 특성과 당면하고 있는 세계화 및 이민현상 진전 등의 사회변화는 공통된 속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 가능 자료의 부족으로 이들 국가들 간의 비교 연구는 매우 제한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특히 동아시아 국가들이 공유하고 있는 저출산, 인구구조의 고령화, 가족관계의 변화 및 이주자 증가와 세계화 진전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러한 사회인구현상에 대한 시계열적 비교분석을 통해 총체적으로 조망하려는 시도는 부족하다. 이 연구는 동아시아의 인구구조 변화와 세계화 진전으로 인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세계화 및 이민현상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에 대해 동아시아 사회의 맥락에 맞는 다양한 항목들을 조사한 EASS 자료를 분석하여, 세계화와 문화의 확산, 그리고 이주에 관한 지난 10년간 한국사회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동아시아 사회조사는 이들 사회들이 놓여있는 위치와 변화의 과정을 상호 비교해보고자 한다. 올해의 조사는 동아시아의 문화와 세계화라는 주제로 가족과 소속집단, 전통신앙, 문화교류와 세계화, 이주에 대한 태도 등을 살펴보았다. 이 연구의 최종 목표는 이들 주제들에 대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비교연구에 있다. 그러나 아직 각국의 조사 데이터들이 취합되지 않은 관계로 이 보고서에서는 올해 국내에서 실시된 조사결과를 지난 2008년에 동일한 문항으로 진행된 조사결과와의 시계열적 비교를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지난 10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나타난 변화의 정도와 현재의 위치를 측정할 수 있었다. 조사결과들을 보면 우선 가족과 관련된 가치관에서는 남성 가장을 우선하는 태도가 감소하였고, 가족보다 개인을 우선시 하는 태도가 강화되었다. 반면 가족의 안녕과 이해를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나 아버지 권위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의 확대가 감지되지만,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긍정적 태도가 우세하였다.
동아시아 문화와 가치관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논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먼저 ‘동아시아’라고 하는 지역 개념이 생겨난 지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현재 한국, 중국, 일본, 몽고, 대만 정도의 영역권을 포함하는 이 개념은 과연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연해주를 포함할 수 있는지, 티벳이나 신장 위구르 지역 역시 동아시아로 포함시키는데 무리가 없는지와 같은 개념적 모호함과 긴장감을 낳는다. 여기에 누가 동아시아를 말하는가에 따라 그 단어의 의미가 달라진다. 한국인이 말하고 생각하는 동아시아, 중국인의 동아시아, 일본인의 동아시아는 제각기 다르다. 예를 들어 중국만 하더라도 근대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은 동·서(東西)가 아니라 중·외(中外)였다. 근대 초기 있었던, 량치차오(梁啓超)나 량수밍(梁漱溟)과 같은 대표적인 당시 중국의 사상가들이 참여했던 ‘동서문화논쟁’에서도 ‘동양’이라 함은 곧 중국만을 의미할 뿐이었다. 자신을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아시아인으로 인식하는 정도도 매우 약하다.
다중근대(‘multiple modernities’)라는 개념을 제시한 아이젠슈타트(Eisenstadt)는, 근대화(modernization)라고 하는 것이 서구화(Westernization)와 다르며, 비서구권 국가들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역사적, 구조적 조건에 따라 그리고 근대화에 대해 각자가 가졌던 유토피아적 비전에 따라 질적으로 다른 근대화의 경험을 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중국, 일본, 인도 등의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그러한 경험은 서로 다르게 진행되었음을 지적한다. 문화 변동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경제발전이(Hofstede, 2001; Inglehart, 2007; Kwon, Kim, and Oh, 2013)라는 것을 고려하면 특정 시점에서 한중일의 문화적 가치관을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의 편차가 나타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인숙(2013)의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일본은, 프랑스와 같은 서구국가에 비하면 아직 낮지만, 전반적으로 한국보다는 높은 수준의 개인주의적 성향을 보인다. 이와 같이 경제발전 수준 등에 의해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차이들을 포함, 한중일 삼국에서 나타나는 종교 및 민간 신앙을 중심으로 한 가치관의 차이를 살펴보기로 한다.
물론 위와 같은 세계화에 대한 아이디어와 물자와 인력의 빈번한 이동은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혁명이 일어난 서구사회를 중심으로 19세기부터 발생하였지만,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활발한 세계화를 체험하게 된 것은 1990년대 들어서라고 할 수 있다(Giddens 2015). 이 시기에는 세계적으로 자본과 노동력의 이주가 활발해지는 산업적인 측면에서의 세계화가 이루어졌다.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인터넷과 방송통신기술의 발달로 각종 매체들이 거의 아무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혹은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다른 국가에서도 소비할 수 있게 되는 문화적인 세계화가 함께 이루어 졌다. 이에 따라 다른 문화에 대한 접촉 기회도 늘어났는데, 한국의 경우 미주나 유럽의 서양의 문화가 보다 쉽게 들어오게 됨과 동시에, 그 동안 정치적인 이유로 막혀있었던 동북아시아 국가의 문화와도 교류가 시작되었다.
지시문 (instr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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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question)
아이젠슈타트(Eisenstadt)가 주장한 근대화와 서구화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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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아이젠슈타트의 이론을 바탕으로 근대화와 서구화가 어떻게 다른지 정의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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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아이젠슈타트의 '다중근대' 개념과 근대화에 대한 설명을 추출한다.
- 다중근대(‘multiple modernities’)라는 개념을 제시한 아이젠슈타트(Eisenstadt)는, 근대화(modernization)라고 하는 것이 서구화(Westernization)와 다르며
- 비서구권 국가들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역사적, 구조적 조건에 따라 그리고 근대화에 대해 각자가 가졌던 유토피아적 비전에 따라 질적으로 다른 근대화의 경험을 했다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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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근대화가 서구화와 다르다는 점과 비서구권 국가들이 각자의 조건에 따라 질적으로 다른 경험을 했다는 핵심 문구를 선택한다.
- 근대화(modernization)라고 하는 것이 서구화(Westernization)와 다르며
- 비서구권 국가들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역사적, 구조적 조건에 따라 그리고 근대화에 대해 각자가 가졌던 유토피아적 비전에 따라 질적으로 다른 근대화의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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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서구화가 단순히 서구의 방식을 따르는 것이라면, 근대화는 각 국가의 역사적, 구조적 조건과 비전에 따라 질적으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과정임을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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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근대화는 서구화와 구별되는 개념이며, 비서구권 국가들은 각자의 역사적·구조적 조건과 유토피아적 비전에 따라 서로 질적으로 다른 근대화 과정을 경험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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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근대화는 서구화와는 다른 개념이다. 비서구권 국가들의 경우, 자신들이 처한 역사적, 구조적 조건과 근대화에 대해 가졌던 각자의 유토피아적 비전에 따라 질적으로 다른 근대화의 경험을 하게 된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아이젠슈타트는 근대화가 서구화와 다르며, 비서구권 국가들이 자신들의 역사적·구조적 조건과 유토피아적 비전에 따라 질적으로 다른 근대화의 경험을 했다고 주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