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오늘날 사회는 금융의 불안정성이 일상화, 구조화되어 있다. 또한 계급의 수직적 이동이 어렵고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다. 사회 안전망이 취약하기 때문에 고령층의 노후가 보장되지 않으며, 청년층의 고용도 막막하다. 피케티(Piketty)가 분석한 것처럼 자본을 통한 부(富)의 증식이 거의 유일한 계급 이동의 가능성처럼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파생상품 등과 같은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기 열풍은 꺼지지 않는 불처럼 늘상 타오르고, 전세계적인 암호화폐의 급등이 온 국민의 투기심리를 한층 자극하고 있다. 더구나 파생상품 및 암호화폐의 기술성과 건전성에 대한 이해가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한 기망과 착오가 ‘투자’라는 이름으로 횡행한지 오래다. 최근 한 일간지는 “‘고수익의 덫’ 피라미드에 빠지다”라는 기획기사를 3회에 걸쳐 연재하면서 사기범죄 및 이와 결합한 유사수신행위 등의 문제점을 보여준다. 기사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단군이래 최대의 사기사건 이라는 ‘조희팔 사건’은 3만 명의 피해자를 양산하였고, 2017년 4월 말에도 14,000명을 상대로 391억 원을 가로챈 다단계 사기범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하였다.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경제와 금융이 일상을 비재하고 있는 요즘, 구조화된 경제 위기와 양극화 등으로 인해 정보의 비대칭성에 기반한 금융사기범죄가 만연하고 있다. 필자가 명명한 바의 다중사기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서 기망과 편취를 하는 오늘날의 사기 범죄(현상)를 일컫는 규범적인 개념이다. 다중사기범죄는 불특정의 많은 피해자를 양산할뿐더러, 그로 인한 범죄수익은 천문학적인 규모로 소수자에게 집중된다는 점에서 반사회성이 매우 큰 범죄이다. 물론 「유사수신행위법」,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등의 개별 법률에서 다중사기현상의 일단을 규제하고 있으나, 다양하게 진화 발전하고 있는 금융사기행위를 일일이 포섭하는데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규제가 「유사수신행위법」을 비롯하여 「방문판매법」, 「자본시장법」,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등 개별 법률에 산재해 있다는 점에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집행이 어려운 것 또한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무엇보다 대면적인 기망과 착오를 요건으로 하는 전통적인 사기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많은 피해를 가져오는 오늘날의 금융사기행위를 예방하고 집행하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서 기망과 편취를 하는 오늘날의 사기 범죄를 ‘다중사기범죄’라고 부르고자 한다. 다중사기범죄는 불특정의 많은 피해자를 양산할뿐더러, 그로 인한 범죄수익은 천문학적인 규모로 소수자에게 집중된다. 이른바 “피해와 위험(리스크)은 분산, 이익은 독점” 하는 가장 악질적이고 반자본적인 범죄가 빚어지는 것이다. 이 개념은 관련 현상을 설명할 뿐만 아니라, 현상을 포섭하여 규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규범적이다. 본 논의는, 다중사기범죄 개념을 통해, 금융을 매개로 한 현대사회의 ‘사기범죄’와 다양한 기망수단을 통해 이익을 편취하는 ‘불법적인 금융행위’를 규제할 수 있도록 법 도그마틱으로 정립하고, 더 나아가 다중사기범죄의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형사정책적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론(時論)이자 시론(試論)이라고 할 것이다.
「불법금유행위 피해 방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제정안 원문에서는 ‘불법금융행위’라는 개념을 사용하였다. ‘불법금융행위’라는 개념은 특정한 금융행위에 대한 법적 평가를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법률 문언으로는 적지않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불법’이라는 개념은 개별 법률 위반의 경우를 총칭 하는 일반 개념이라는 점에서 특정 법률의 개념으로만 한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법질서 전제에 반하는 행위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불법’이라는 문언은 더더욱 불명확하고 포괄적인 측면이 있다. 때문에 앞에서 강조한 것처럼 오늘날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사기범죄– 전통적인 의미의 사기범죄와 구별하는 맥락에서- 의 본질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다중사기범죄’라는 개념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협의의 다중사기범죄는 물론이고, 광의의 다중사기범죄를 포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광의의 다중사기범죄는 의미가 포괄적이라는 점에서 죄형법정주의에 충돌할 수 있고, 특히 무인가, 무허가, 미등록, 미신고 등과 같은 행정규제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은 형법의 보충성에 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개념을 확장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 법익을 침해하는 범죄로서 전통적인 사기범죄는 통상 한 개인이 다른 개인을 기망하여 착오를 일으키고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구조이다. 다른 대륙법 국가의 형법전(刑法典)과 마찬가지로 총칙(總則)에서 공범(共犯)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고, 개별적인 범죄피해를 경합범(競合犯)으로 다루는 것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사기를 비롯한 개인적 법익을 침해하는 구성요건들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개인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와 금융 영역에서의 사기범죄는 다수가 기능적으로 역할을 분담하여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그 피해 또한 불특정의 다수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형법전 상의 사기범죄가 상정했을 법한 현상과 질적으로 다르다. 이러한 차이를 간과하고 기존의 규범체계에서 포섭하는 경우, 가벌성에 대한 평가가 적절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범죄로 인한 이익과 피해를 한참 밑도는 처벌 수준에 의해 형벌 목적 중의 하나인 일방예방 내지 특별 예방도 달성할 수 없다. 더 나아가 규제 도구가 산재(散在)해 있어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법집행이 어렵고, 사기범죄의 피해자가 추구하는 피해 구제는 요원해진다.
언급한 바와 같이 오늘날의 다중사기범죄의 현상은 금융을 매개로 불특정 다수에게 많은 피해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가벌성이 높고,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다중사기범죄 현상을 규율할 필요성은 매우 크지만, 규율에 있어 몇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예를 들어, 사업의 실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실체가 있는 것처럼 기망하여, 인·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않은 채 불특정 다수로부터 파생상품 등에의 투자를 권유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사업을 하는 경우, 더 나아가 그로 인한 피해액(내지 이득액)이 크고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경우를 상정해보자. 첫째, 유사수신 등 전통적으로 불법적인 다양한 금융범죄가 개별 법률을 통해서 각각 규제되고 있다는 점이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많은 피해를 양산하는 다중사기범죄에 포섭할 수 있는 금융 및 경제 범죄로는 전통적이면서 최근까지 빈번한 것으로는 유사수신행위, 보이스 피싱, 무인가 등 금융업의 영위를 들 수 있다. 이들 범죄는 기본적으로 ① 비금융 회사 또는 인허가를 받지 아니한 자가 ② 2인 이상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거나 중개하면서 ③ 지속 반복적으로 영업을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물론 일부 행위들은 이미 「형법」상의 사기죄는 물론, 「통신사기피해환급법」과 「유사수신행위법」 등을 통해서 규제가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금융기법의 진화 발달에 따른 새로운 유형의 불법을 예방하고 억제하는데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협의의 다중사기범죄). 뿐만 아니라 무인가, 무허가, 무등록, 미신고 등의 불법 내지 위법한 금융행위와 금융업 유사상호의 사용에 대해서도 다중사기범죄의 개념에 포섭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들 무인가, 무허가, 무등록, 미신고의 금융은 인가, 허가, 등록, 신고를 외양을 가장(假裝)하거나 관련 법률에 따른 규제를 고의로 우회(迂廻) 하는 등의 방법으로 착오를 유발하다는 점에서 기망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필자가 제안한 '다중사기범죄' 개념이 기존의 '불법금융행위'라는 개념보다 본질을 포착하는 데 더 적절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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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필자가 제안한 '다중사기범죄'와 기존 '불법금융행위' 개념을 비교하여, 왜 전자가 오늘날의 사기범죄 본질을 더 잘 나타내는지 그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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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불법금융행위' 개념의 특징과 한계를 추출한다.
- ‘불법’이라는 개념은 개별 법률 위반의 경우를 총칭 하는 일반 개념이라는 점에서 특정 법률의 개념으로만 한정할 수 없다.
- ‘불법’이라는 문언은 더더욱 불명확하고 포괄적인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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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사기범죄의 본질과 관련된 '다중사기범죄'의 정의 및 필요성을 추출한다.
- 오늘날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사기범죄– 전통적인 의미의 사기범죄와 구별하는 맥락에서- 의 본질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다중사기범죄’라는 개념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서 기망과 편취를 하는 오늘날의 사기 범죄(현상)를 일컫는 규범적인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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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불법'이라는 용어는 너무 일반적이고 불명확하여 특정 법률의 개념으로 한정하기 어렵고 포괄적이지만, '다중사기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 기망과 편취를 하는 현대 사기 범죄의 특성을 규범적으로 잘 나타낸다는 점을 결합한다.
- ‘불법’이라는 개념은 개별 법률 위반의 경우를 총칭 하는 일반 개념이라는 점에서 특정 법률의 개념으로만 한정할 수 없다.
-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서 기망과 편취를 하는 오늘날의 사기 범죄(현상)를 일컫는 규범적인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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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불법'이라는 용어의 불명확성과 포괄성이라는 한계를 지적하고, '다중사기범죄'가 현대 사기 범죄의 핵심인 정보 비대칭성 이용과 불특정 다수 대상이라는 본질을 규범적으로 포착할 수 있음을 결론으로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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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도출된 결론을 바탕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불법'이라는 개념은 개별 법률 위반을 총칭하는 일반적이고 불명확하며 포괄적인 측면이 있어 특정 법률의 개념으로 한정하기 어렵다. 반면, '다중사기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하여 기망과 편취를 하는 오늘날 사기 범죄의 본질을 규범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불법'이라는 개념은 개별 법률 위반을 총칭하는 일반적이고 포괄적이라 한계가 있는 반면, '다중사기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하여 기망과 편취를 하는 오늘날 사기 범죄의 본질을 잘 포착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