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현대적 의미의 공판중심주의는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보장과 그들 사이의 자유롭고 기회 균등한 정보제공 및 정보에 대한 다각적인 검증기회를 보장하는 ‘합리적인’ 절차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공판중심주의의 합리적인 절차를 만드는 제도 중 증거 개시제도는 매우 중요하다. 공판중심주의는 공개주의, 구두주의, 직접주의 등과 같은 공판절차의 기본원칙을 실현하는 것으로 구체화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결국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있기 때문이다. 법정에서 반대신문을 준비하기 위해 사건의 쟁점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심리계획을 사전에 세우는 것, 즉 피고인에게 충분한 방어기회를 주어 검사와의 논쟁을 통해서 진실을 발견하려고 하는 법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 측에서 적절하게 피고인 측의 입증준비를 보호 후원하고, 피고인 측이 그 방어에 필요한 지식 자료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객관적인 조건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한 전제로 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 바로 증거개시제도이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당사자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형벌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진행되는 수사절차와 재판절차는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기본권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방법과 절차로 행사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하여는 혐의사실 공소사실의 내용과 그에 대한 증거자료를 모두 피의자 피고인에게 개시하여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미국의 경우에는 수사기관(the government)의 증거개시의무를 적극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인의 요청이 있는 경우 수사기관은 ‘피고인의 방어권 준비에 중요한 것(the item is material to preparing the defense)’이라면 증거개시를 허용해야 한다(must permit)”고 규정하고 있으며, 심지어 “피고인의 방어권에 도움이 되는(helpful) 증거는 요청이 없더라도 증거개시 해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미국은 이러한 연방형사소송규칙의 규정을 판례를 통해 원칙으로 확립하였는데, 이를 Brady 원칙이라고 하며 미연방대법원 판례로서 증거개시와 관련된 재판에서 지켜야 할 대원칙으로 여겨진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공소제기된 사건에 관한 서류 또는 물건(이하 “서류 등”이라 함)의 목록’을 증거개시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목록이 실무적으로는 수사기록목록이 아니라 증거목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증거개시 대상에 관한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규정으로 인해 피고인 측은 검사가 증거로 신청할 자료가 아닌 자료는 그 존재 자체도 알 수 없게 되어 검사가 증거로 제출하지 않는 서류 등의 개시는 처음부터 불가능하다. 수사기관이 수집한 전자정보는 그 내용이 상당히 방대하여 그중에 피고인의 주장이나 항변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가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수사기관 측에서 미처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최근에 ‘검사가 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면 객관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그로 인한 손해를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도 있다는 점을 보면 수사기관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의도적으로 배제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형사사법체계에서 검사는 강력한 권한과 독점적 정보력을 바탕으로 피고인이나 변호인에 비해 상대적 우위에 있기 때문에 검사와 피고인 사이에는 근본적인 불균형이 있다. 그런데 우리 형사소송법이 영미법의 영향으로 당사자주의 소송구조로 변화하면서 공소장일본주의를 적용함에 따라 피고인의 실질적인 방어권을 보장하고 효과적인 변호를 위해서 검찰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에 접근할 필요성이 증가하여 2008년 증거개시제도를 도입하였다. 그리고 디지털 환경이 확대됨에 따라 수사기관이 수집하는 증거의 대부분이 전자 자료이기 때문에 기존 문서 중심의 증거 개시만으로는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 한계가 있어 전자증거개시제도도 함께 도입하였다. 그러나 2008년 개정된 형사소송법이나 검찰사건사무규칙 모두 전자 자료에 대한 충분한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성문화된 절차 규정이 결여되어 있어 실질적인 방어권 보장에 한계가 있다.
미국은 연방증거규칙(Federal Rules of Evidence)과 연방민사소송규칙(Federal Rules of Civil Procedure)에 ESI에 대한 증거개시 규정을 두고 있으며, 연방증거규칙은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에 모두 적용된다. 그리고 연방형사소송규칙에는 ESI에 대한 증거개시 규정이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지만 연방민사소송규칙의 원리를 형사소송에도 적용하고 있다. 각계 전문가가 모인 세도나 회의(Sedona Conference)는 총 12개의 실무그룹 (Working Group)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 WG 6에서 ESI 관리와 전자증거 개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범사례를 개발하고, 법률과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이 회의에서 도출한 세도나 원칙(Sedona Principles)은 연방민사 소송규칙의 개정에 반영되고 연방법원 판례에서 인용될 정도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연방증거규칙은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에 모두 적용된다. 연방증거규칙은 법률 전문가가 아닌 배심원들이 제출된 증거의 증거능력 및 증거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르게 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증거에 관한 여러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은 18세기 영국법에 뿌리를 두고 있는 최선 증거의 법칙(Best Evidence Rule)을 증거법의 기본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FRE 1002에 “이 규칙이나 연방 법령이 달리 규정하지 않는 한 그 내용을 증명하기 위하여는 원본의 글, 녹음 또는 사진에 의하여야 한다”고 하여 원본 제출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또한, FRE 1001는 서면 또는 녹음의 원본은 서면 또는 녹음 자체 또는 이를 실행하거나 발급한 사람에 의해 원본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고 의도한 복본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ESI의 경우에 원본은 “정보가 정확하게 반영되어 있다면 인쇄물의 형태이거나, 눈으로 읽을 수 있는 다른 어떤 형태의 출력물(output)을 포함한다” 고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FRE에 의하면 전자파일 형태의 증거를 인쇄물로 증거개시 하더라도 ‘원본’을 개시한 것과 동일하게 인정한다.
미국은 2006년 연방민사소송규칙에 ESI에 대한 증거개시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면서 기존 증거개시를 ESI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자료의 방대성으로 인한 과도한 비용 발생, 유동성으로 인한 위 변조 위험의 증대와 훼손 가능성의 증대, 삭제된 자료의 복원이나 접근성의 문제로 인한 과도한 비용 등 여러 문제가 발생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증거개시 초기 단계부터 당사자 간 협의 (Discovery Planning Conference)를 거치도록 규정하였으며, 여기서의 협의 사항에 증거개시 대상 자료의 제출 형태, 즉 ESI 제출과 관련된 사항, 메타데이터나 임베디드데이터까지 제출해야 하는지도 협의의 한 쟁점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전자적 자료는 그 저장방식 또는 매체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자적 자료의 제출형태에 대해 미리 합의를 하거나 구체화해놓지 않을 경우 자료가 공개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열람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초기부터 당사자 간 협의를 통하여 제출 방식과 같은 사항을 정하도록 한 것이다. 즉, 미국은 소송 초기 단계부터 당사자 간 협의로 전자증거개시에 관한 중요한 사항들이 모두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1)전자문서는 발생비용을 최소화(minimise the cost incurred) 하기 위하여 효율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2)문서관리활동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행해지도록 보장하기 위한 기술이 사용되어야 한다. (3)증거개시는 가장 중요한 목적(the overriding objective)을 실행하는 방식으로 주어져야 한다. (4)전자문서는 그 문서를 제공받는 당사자가 증거개시를 제공하는 당사자와 동일하게 접근 (access), 검색(search), 검토(review) 그리고 열람(display)할 수 있는 형태로 작성되어야 한다. (5)당해 절차에 관련이 없는 전자문서의 개시는 증거개시를 제공해야 하는 당사자에게 시간과 비용에 있어서 과도한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6년 연방민사소송규칙을 개정하면서 증거개시의 표준 속에 전자적으로 저장된 정보, 즉 전자적 자료(ESI)라는 개념을 명시적으로 구체화 시킨 이후에 증거개시(Discovery)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세도나 원칙 등이 생겨나며 그에 대한 제도적 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영미법계 국가는 판례법 국가로서 증거개시에 관한 일반 규정만 있다면 판례를 통해 전자증거개시를 실무상으로 적용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독일, 일본과 같은 성문법계 국가보다 명문화에 더 적극적이다. 그러한 점에서 최근 발의된 우리나라의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의 개정안은 매우 진일보한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정치적 현실을 고려하였을 때 형사소송법의 개정은 정치도구화 되어 최초 개정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를 여지가 매우 많고, 이해관계자의 반발로 인해 심의도 되지 않고 폐기될 우려도 많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미국 연방증거규칙(FRE)에 따르면, 전자파일 형태의 증거를 인쇄물로 증거개시할 경우 이를 원본을 개시한 것과 동일하게 인정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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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미국 연방증거규칙에서 전자파일의 인쇄물 제출이 원본 개시와 동일하게 인정되는 법적 근거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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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연방증거규칙(FRE)의 원본 관련 규정과 ESI(전자정보)의 원본 정의를 추출한다.
- FRE 1002에 “이 규칙이나 연방 법령이 달리 규정하지 않는 한 그 내용을 증명하기 위하여는 원본의 글, 녹음 또는 사진에 의하여야 한다”고 하여 원본 제출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 ESI의 경우에 원본은 “정보가 정확하게 반영되어 있다면 인쇄물의 형태이거나, 눈으로 읽을 수 있는 다른 어떤 형태의 출력물(output)을 포함한다” 고 규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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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ESI의 원본 정의에 인쇄물 형태가 포함된다는 문구를 핵심 근거로 선택한다.
- ESI의 경우에 원본은 “정보가 정확하게 반영되어 있다면 인쇄물의 형태이거나, 눈으로 읽을 수 있는 다른 어떤 형태의 출력물(output)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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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FRE는 원본 제출을 원칙으로 하며, ESI의 경우 정보가 정확하게 반영된 인쇄물 또한 원본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규정하고 있음을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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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따라서 전자파일을 인쇄물로 제출하더라도 정보가 정확히 반영되었다면 규정상 원본으로 인정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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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미국 연방증거규칙(FRE)에서 ESI(전자정보)의 원본은 정보가 정확하게 반영되어 있다면 인쇄물의 형태나 눈으로 읽을 수 있는 다른 어떤 형태의 출력물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연방증거규칙상 ESI의 원본 정의에 인쇄물 형태가 포함된다는 규정을 근거로 전자파일의 인쇄물 제출이 원본 개시와 동일하게 인정됨을 추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