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김종달(1999)은 에너지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면서, △급격한 수요증가 및 해외의존도 심화, △설비투자수요의 급증과 투자재원의 심각한 부족, △국내 및 국제 환경규제(특히,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탈탄소 규제 포함) 강화, △(에너지 시설의) 입지문제의 심화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기존 정책 아래서는 에너지절약(정책)의 실행이 부족하고 재생에너지 보급도 미비해서 에너지 소비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에너지전환은 두 개의 축을 세워 얻어질 수 있는 목표로 설명되었다. 즉, 하나는 익히 알려진 바처럼 재생에너지 이용 확대뿐만 아니라, 종종 간과되고 있는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에너지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단순한 긴축 위주의 선언적, 규제 위주의 정책 또는 수급불안기에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대책 위주의 절약정책”으로 실효를 얻기 힘든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지나친 공급 위주의 에너지정책으로 절약이 인적·물적 재원 배분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김종달, 1999: 15). ‘대체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유사한 이유 때문이었다.
과연 ‘에너지전환’은 무엇을 의미하나? 청와대와 산업부는 애초에 “탈원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다가, 핵산업계 등의 강한 저항이 잇따르자 “에너지전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산업부, 2017a). 그런 이유때문에 에너지전환은 핵발전소를 점진적으로 폐쇄하여 축소하는 정책 정도로 이해하는 경향이 자리잡았다. 물론 ‘에너지전환’은 재생에너지 이용을 확대하는 정책을 대안으로 부각시키면서, ‘탈핵’의 부정 뉘앙스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데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에너지전환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진지한 논의와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앙상한 기표만 활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산업부 장관의 언론 기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에너지전환 1년”을 평가하면서, 핵발전의 축소와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구도를 통해서 ‘에너지전환’이 성공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을 뿐이다. 덧붙여 ‘신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 가능성을 강조한 것이 그나마 에너지전환의 다른 측면을 잠시 보여주었을 뿐이다(백운규, 2018).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에너지전환’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후보로 나서면서, 핵발전소의 점진적인 축소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골자로 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그리고 2017년 대선에서 다시 도전하면서, 에너지전환 정책을 재공약화하였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중들의 지지는 높았다. 당시 문재인 캠프가 도입한 혁신적인 선거운동 방법이었던 ‘문재인 11번가’사이트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정책이 에너지전환 정책의 일부인 핵발전소의 축소 공약이다. 그 만큼 국민적인 지지도가 실재한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었다. 취임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먼저 꺼내든 정책 중에 하나가 ‘에너지전환’정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2017년) 6월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 연설을 통해서 새로운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의 방향과 개요를 밝히고 높은 의지를 천명하였다. 이 연설에서 신규 핵발전소를 더 이상 짓지 않고 노후 핵발전소는 수명 연장 없이 폐쇄하며, 비슷하게 신규 석탄발전소도 건설하지 않으며 노후 석탄발전소도 조기 폐쇄하거나 미세먼지가 심한 시기에는 일시 정지시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하였다.
이 연설 이후, 정부는 여러 논란을 거치면서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과정을 진행하였고 여기서 마련된 시민들의 숙의를 반영한 ‘탈핵로드맵’을 발표하였다(산업부, 2017a). 계획되었던 4개의 핵발전소의 건설 계획을 취소하지만 신고리 5, 6호기는 예정대로 건설하여 60년 설계수명까지 가동한 후, 2082년경에 모두 핵발전소 가동을 중지하겠다는 대단히 온건한 탈핵 일정을 제시하였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서는 오히려 가동되는 핵발전소의 수는 증가한다는 점에서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로드맵이었다. 한편 정부는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발전량의 2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3020 재생에너지 이행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규로 48.5GW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확충할 것이며, 임기 내에 12.4GW 용량 확보 목표를 제시하였다. 그리고 연말에는 이런 내용들을 모두 포괄하며, 제 8차 전력수급계획을 제시하였다(산업부, 2017b). 올해(2018년)에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이 수립 중에 있다. 2040년까지를 계획기간으로 하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에너지전환’을 체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에서도 점차 체계적인 ‘에너지전환’의 담론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1970-80년대를 거치면서 들어서기 시작한 핵발전소는 점차 지역주민들의 우려와 비판의 대상이 되기 시작하였으며, 1990년대 안면도에 핵폐기물 처리장을 건설하려는 정부의 계획은 격렬한 주민 저항을 야기하였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전국적인 반핵운동도 본격적으로 전개되었으며, 이를 배경으로 하여 초창기 에너지전환 담론이 시작되었다. 김종달(1991, 1994, 1995, 1999; 1998)과 이필렬(1999, 2002, 2004) 등은 핵발전소의 위험성과 기술권위주의를 비판하고, 1990년대 말부터 재생에너지 이용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부각시키면서 본격적인 ‘에너지전환’의 담론을 주조해나갔다.
그러나 당시 김대중 정부나 그 이후의 들어선 정부에서 그가 제안한 것과 비슷한 에너지전환 정책을 진지하게 검토했다는 증거는 없다. IMF 사태를 거쳐서 집권한 당시 정부에게는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에 따른 에너지산업의 분할과 민영화 과제가 핵심이었다. 발전노조의 파업 등, 심각한 사회적 갈등 끝에 어정쩡하게 마무리된 에너지산업 구조조정 논란 속에서 에너지전환 정책은 의제화될 기회가 없었다. 그러한 과정에서도 기존의 공급 위주 에너지정책은 지속되었으며, 그 필연적 결과로 핵폐기물 처리장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부안에서 격렬한 주민 저항이 나타났을 뿐이다. 게다가 그의 우려대로, 기존 정책 기조의 변화가 없는 속에서 생기 없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화 정책의 부실한 결과는 기존 에너지 시스템에 정당성만을 부여했을 뿐이다. 특히,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에너지정책 결정 과정에서 민간의 참여가 일정하게 보장되고 에너지기본계획 등에 수요관리 강화, 재생에너지의 확대 등의 에너지전환 담론의 일부 요소들을 반영시켰지만, 근본적인 변화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웠다. 오히려 기존 정책의 정당성만 보장하는 꼴이었다.
한국도 1970년대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과거의 에너지 정책을 재검토하고 방향을 재설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석유를 주요 에너지 공급원으로 삼던 ‘주유종탄’ 정책을 수정해야 했으며, 대안적인 에너지원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한 방향은 1960년대 말부터 시작된 핵발전소의 도입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태양광(열)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개발이었다. 1978년 고리1호기의 성공적인 건설과 가동으로 전자의 방향은 점차 자리를 잡고 강화되었지만, 후자는 재생에너지 개발과 보급을 촉진하는 일부 제도를 남기기는 했지만 곧 에너지정책의 중심에서 밀려났다(오일쇼크 이후 재생에너지정책 전개와 쇠퇴에 대해서는 박진희(2013)를 참조할 것). 한편 에너지 효율화와 절약에 대한 관심도 잠시 일어났지만, 1980년대의 저유가 국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비약적인 경제성장의 시기를 거치면서 차츰 사라졌다. 오히려 급증하는 에너지소비에 맞춰 전력을 비롯하여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 탓에 1980년대에 핵발전소가 대거 건설되면서 80% 가까운 전력예비율을 보여주었으며, 전력소비를 확장하기 위해서 여러 차례에 전기요금이 낮춰지기도 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김종달(1999)이 분석한 에너지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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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김종달(1999)이 제시한 에너지 소비 증가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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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에너지 소비 증가의 이유와 관련된 문장을 추출한다.
- 그럼에도 에너지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단순한 긴축 위주의 선언적, 규제 위주의 정책 또는 수급불안기에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대책 위주의 절약정책”으로 실효를 얻기 힘든 때문이기도 하지만
- “더 근본적인 원인은 지나친 공급 위주의 에너지정책으로 절약이 인적·물적 재원 배분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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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단순한 이유가 아닌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 명시된 부분을 선택한다.
- “더 근본적인 원인은 지나친 공급 위주의 에너지정책으로 절약이 인적·물적 재원 배분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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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지나친 공급 위주의 정책이 에너지 절약의 우선순위를 낮추어 소비 증가를 초래했다는 인과관계를 연결한다.
- 지나친 공급 위주의 에너지정책으로 절약이 인적·물적 재원 배분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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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공급 중심의 정책 기조로 인해 에너지 절약이 재원 배분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이 근본 원인임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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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지나친 공급 위주의 에너지정책으로 인해 에너지 절약이 인적·물적 재원 배분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김종달(1999)이 지적한 에너지 소비 증가의 근본 원인이 단순한 정책의 실효성 문제를 넘어, 공급 중심의 정책 기조로 인해 절약 정책이 재원 배분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데 있음을 파악하여 답변을 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