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대륙형과 노르딕형의 분류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에 기초한 포용성은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 나타난다(김미곤 외, 2017). 첫째, 노동시장 영역에서 유연안정성 수준이 높다. 실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득 상실을 대체하는 실업급여 등 생계지원 체계의 수준이 높고 안정적이다. 또한 취업시장 진입 및 재진입을 위한 취업훈련 지원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다. 전통적으로 실업 시 생계지원 중심으로 접근했던 독일의 경우에도 ‘취업 → 실업 → 재취업’ 과정의 유연성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특히 2000년대 이후 이른바 ‘하르쯔 개혁(Harz Reform)’을 통해 하고 있다. 둘째, 가족형태의 다양성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토대에서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에서 벗어나 ‘개인소득 모델’ 내지 ‘이인생계부양자 모델’로 이행하고 있다. 전통적 가족 개념에 따라 배제되었던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포용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가정과 노동시장에서 차별받는 여성을 포용하는 성평등 지향적 가족정책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적 시장경제를 위하여 국가는 경제정책으로서 과정정책(Prozesspolitik)보다는 질서정책(Ordnungspolitik)을 추구한다. 과정정책은 수요와 공급 흐름에 개입하는 경기부양정책(Konjunkturpolitik), 성장 요인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 인적자본 육성, 자원 개발 등 성장정책(Wachstumspolitik), 경제ㆍ산업 영역과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구조정책(Strukturpolitik), 소득ㆍ자산 격차를 좁히기 위한 분배정책(Verteilungspolitik)으로 구성된다. 국가는 경기 활성화, 투자와 인적자본 육성 및 자원 개발, 격차 완화, 재분배 등 과정에서 시장실패(Marktversagen)이 발생하여 사회 구성원의 사회적 최저(soziale Mindestabsicherung)가 위협받을 때에 만 개입한다(Enste,2006:3). 물론 과정 자체에 국가 개입이 전혀 없을 수 없다. 경기가 활성화되고 투자에 따른 성장 잠재력을 키우며 생산ㆍ소비 영역 별 격차 및 계층 간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국가 개입은 필요하다.
사회적 시장경제는 시장경제 원리를 토대로 하면서 사회정책적 수단을 통한 ‘사회적’ 이전으로써 시장경제의 결과를 수정하는 체제이다. 그렇다고 해서 시장경제를 우선하면서 사회적 요소가 단순한 보완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니다. 성장 중심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는 양상이 스펙트럼의 한쪽 끝에 위치한다면 사회적 이전 중심 사회정책이 다른 한쪽 끝에 위치하여 독일 사회국가의 성장과 포용이라는 양상을 만들어 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양상이 경제적ㆍ정치적ㆍ사회적 여건에 따라서 성장을 강조하거나 분배(포용)를 강조하는 비중이 달라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1990년 통일 이후, 2008년 세계경제위기 전후 국민부담율이나 국내총생산 대비 사회지출비 비중이 높아지는 변화가 있다. 또한 “파이가 커지길 기다렸다가 나눠먹는다.”가 아니라 ‘파이가 커지는 과정과 병행하여 나눠먹는 기제도 작동하는’ 점에서 시장경제와 사회적 이전이 종속적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박정희 정권기 발전주의체제 국가에서 분배는 성장 이후의 과제였다. 수출 100억 달러 달성과 1인당 국민소득 1천 달러를 목표로 내걸면서 “파이를 크게 만들어서 나눠갖자.”는 이른바 ‘파이론’이 한국사회의 기본목표가 되었다. 이후 파이론은 전체 부를 확대하면 자연스럽게 고소득층에서 저소득층으로 그 효과가 확산된다는 낙수효과론으로 변하였다. 파이론이나 낙수효과론이나 모두 분배와 사회적 형평보다는 성장과 효율을 중시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그러나 사회적 시장경제 개념에서 볼 때 분배와 성장, 형평과 효율은 상반되는 개념이 아니라 상호보완하면서 선순환하는 개념이다. 성장을 위해서 분배를 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형평성을 고려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시장경제 개념의 실천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소득의 증대와 사회복지지출 비용 확대가 비례하는 현상이다. 1980년 1인당 국민총생산 10,392달러일 때, 즉 1만 달러 수준을 넘어갔을 때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비 비율은 22.1%였다. 1990년까지 1인당 국민총생산이 2만 달러 수준이 되기까지 동 비율은 22% 수준 내외를 유지하였다.
반면 한국은 1인당 국민총생산이 1만 달러 수준에 근접한 1990년 공공사회복지지출 비율은 2.8%에 불과하였다. 1인당 국민총생산이 2만 달러 수준에 다가선 2000년에도 동 비율은 4.8%에 머물렀다. 10년 사이 두 배 정도 증가 수준을 보였지만 워낙 출발선 자체가 낮은 수준이었다. 즉 개발독재시대 성장 우선 이데올로기의 유산이 남아서 1997년 경제위기를 계기로 확대하기 시작한 사회보장제도의 비중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1인당 국민총생산이 3만 달러를 넘어선 2010년에도 공공사회복지지출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9.2%에 불과하였다. 국내 부의 총량(국내총생산)은 증가하지만 나누는 기제는 여전히 미비함을 보여준다. 같은 3만 달러 수준에서 독일은 2005년 전후 27% 정도의 공공사회복지지출 비율을 보였다.
한국이 독일과 비교할 때 1인당 국내총생산량 수준에 걸맞지 않는 낮은 사회복지지출 규모를 보이는 것은 1인당 국내총소득(GNI)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양상은 국민순소득과 국내총생산 대비 사회복지지출 비율을 살펴봐도 동일하다. 한국은 1인당 국민순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선 2016년 국내총생산 대비 사회복지지출 비율은 10.5%에 불과하였다. 반면 독일은 최근 국민순소득이 4만 달러를 넘어섰으며 동 비율은 25% 내외 수준이다. 독일에 비해 한국의 1인당 국민순소득은 25% 정도 낮은 수준이지만 사회복지지출 비율은 60% 정도 수준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 회원국 평균을 보면 1인당 국민순소득이 한국보다 약 17% 높지만, 사회복지지출 비율은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 수준에 비해 한국의 분배구조가 상당히 취약한 수준에 있음을 반영하는 하나의 지표로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보험료 부담율까지 포함한 국민부담율을 비교하면 한국과 독일 간 격차가 벌어진다. 사회적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사회보험을 통한 사회적 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독일의 경우와 아직 시장경쟁의 원리에 사회적 원리를 적극적으로 접목하지 못하여 포용성장의 개념을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를 비교할 수 있다. 한국과 독일의 조세부담율 차이는 4~5% 수준이지만, 국민부담율은 12% 이상 차이가 난다. 사회보장부담율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2000년 독일의 국민부담율은 36.2%였다. 같은 해 조세부담율이 20.1%였으니까 사회보장부담율이 16.1%였다는 의미가 된다. 같은 해 한국의 조세부담율은 17.9%, 국민부담율은 21.5%였다. 사회보장부담율 추가가 4%가 채 안되는 수준이다. 독일은 평균적으로 약 15% 수준의 사회보장부담율이 조세부담율에 추가되어 국민부담율을 구성하지만, 한국은 조세부담율에 추가되는 사회보장부담율이 7~8%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의 경우 사회보장부담율이 소폭이나마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시장경제에 대한 개입도 사회보장 관련 개입도 아직은 이도저도 지향성이 보이지 않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지시문 (instruction)
다음 문맥을 읽고 질문에 답하시오.
질문 (question)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에서 국가가 과정정책에 개입하는 구체적인 조건은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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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사회적 시장경제 체제에서 국가가 과정정책에 개입하는 시점과 조건을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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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국가의 개입 범위와 과정정책의 정의를 포함한 문맥 정보를 추출한다.
- 국가는 경제정책으로서 과정정책(Prozesspolitik)보다는 질서정책(Ordnungspolitik)을 추구한다.
- 국가는 경기 활성화, 투자와 인적자본 육성 및 자원 개발, 격차 완화, 재분배 등 과정에서 시장실패(Marktversagen)이 발생하여 사회 구성원의 사회적 최저(soziale Mindestabsicherung)가 위협받을 때에 만 개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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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국가의 개입 조건을 명시한 문장을 핵심 근거로 선택한다.
- 시장실패(Marktversagen)이 발생하여 사회 구성원의 사회적 최저(soziale Mindestabsicherung)가 위협받을 때에 만 개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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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국가는 기본적으로 질서정책을 추구하지만, 과정에서 시장실패가 발생하여 사회적 최저가 위협받는 특수한 상황에 한하여 개입한다는 논리를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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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시장실패로 인해 사회 구성원의 사회적 최저가 위협받는 경우에만 개입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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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하여 작성한다.
최종 답변 (final_answer)
국가는 경기 활성화, 투자, 격차 완화, 재분배 등의 과정에서 시장실패(Marktversagen)가 발생하여 사회 구성원의 사회적 최저(soziale Mindestabsicherung)가 위협받을 때에만 개입한다.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국가가 과정정책을 추구하기보다는 질서정책을 지향하되, 시장실패로 인해 사회적 최저가 위협받는 상황에서만 예외적으로 개입한다는 점을 근거로 답을 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