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맥 (context)
미국과 중국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 세계의 두드러진 특징은 국제질서를 형성하고 있는 두 가지 축, 즉 ▲물질적 힘의 배분(distribution of material capabilities)과 ▲가치·규범의 배분(distribution of norms and values), 양 차원에서 공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세계는 냉전 종식 이래 공고하게 보였던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약화되는 미증유의 경험을 하고 있고, 2020년은 지정학적 경쟁이 가치와 규범, 상이한 문화와 정체성과 결합하면서 세계 각지에서 표출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질적 힘의 배분 차원에서의 변화는 특히 강대국들 사이에서 세계 공간을 거대한 체스판(chessboard)으로 인식하는 전통 지정학적 경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치와 규범 차원에서의 변화는 획일적 체스판에 사회문화적 차이를 불어 넣고 있으며, 양자가 결합되어 결과적으로 세계정치에 갈등과 대립의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늘날의 지정학은 단순히 지리적이거나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가치와 규범을 둘러싼 경쟁을 포함하는 사회문화적, 심지어는 문명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2017년 이래 미국은 서서히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2020년에는 인도·태평양 전략이 보다 구체화될 것이며, 이에 따라 중국의 일대일로구상(BRI*)과의 관계가 보다 뚜렷이 드러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2020년 일대일로 구상의 전망은 주도국인 중국의 의지와 함께 참여국들의 중국에 대한 신뢰 확보 및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대응 등 세 가지 요인들을 중국이 어떻게 조화롭게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판단된다. 지난 10여 년간 다자 문제에 관한 이슈에서 미국의 능력이 현저히 쇠퇴해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에 들어서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엔 인권위원회(Human Rights Council)와 같은 다자기구, 다자협정(2015년 세계기후변화협정, 이란 핵합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부터의 탈퇴와 같은 일련의 조치와 행태는 다자주의 기제의 기반이 되는 자유주의적 규범과 제도를 약화시키고 있고, 미국의 후퇴에 따른 다자기구에서의 공백을 중국이 메우고 있는 현실이다.
미·중 간 최근 타결된 ‘1단계 합의’ 또한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 및 금융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제고 등을 중심으로 합의된 것으로, 타결이 어려운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및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에 대한 내용은 추후 ‘2단계 협상’ 의제로 남겨놓은 상황이다. 현재는 양국 간 전격적으로 합의된 1단계 협상의 마무리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충분한 양허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한편, 중국은 기존 관세 부과의 철폐 및 동등한 협정 요건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 간 어렵게 타결된 1단계 합의에 대한 협정 서명이 2019년 또는 2020년 상반기까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향후 미·중 간 최종 무역 협정을 타결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난관이 더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비준의 조건으로 미 의회가 협정의 이행 강제를 요구하고 있듯이, 미·중 무역협정도 중국의 협정 이행을 보장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포함되지 않는 한, 최종적으로 타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에도 미·중 간 무역 협상은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군사·안보 및 국제 거버넌스 분야에서도 양자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은 경제는 물론 정치적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상반기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일정 수준의 양보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고자 미국의 요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19년 5월에 결국 협상을 결렬시켰다. 협상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기존에 부과된 관세의 지속 여부였다. 미국은 중국이 협상에서의 약속을 제도화, 법제화하고 실행하는 보장 장치로서 기존의 관세를 유지하고자 하였다. 반면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요구가 근대 역사에서의 불평등 조약을 환기시킨다고 지적하고, 정치적으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결국 협상의 결렬을 결정하였다.
이후 미국과 중국은 협상을 이어왔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 없이 제1단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 사이에 미·중 간 경제 영역에서의 탈동조화(decoupling) 현상이 일정 부분 진행되어 중국을 중심으로 그동안 구성되어온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앞세워 첨단기술 경쟁에서 미국 추월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5G 분야에서의 화웨이 사건을 비롯해 2019년 들어 본격적으로 불거져 나온 미국과의 갈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관련 미래 첨단기술에서의 미·중 간 규범과 기준 경쟁 및 일부 기술 영역에서의 중국 ‘탈동조화’의 논쟁은 2020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은 첨단기술 경쟁 속에서 그동안 중국이 필요한 기술을 강압적인 이전 방식으로 획득해왔다고 보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중국과의 ‘탈동조화’가 전략적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중국은 기존 국제 경제 질서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과의 긴밀한 경제적 상호 의존을 원하고 있다. 다만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입장에서는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원하는 조건들을 정치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구조적 이유로 인해 2020년에도 미·중 간 무역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2020년에 주목해야 할 중요 변수로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이 될 것이다. 특히 미국의 대선 과정에서 경제 상황은 미국의 협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군사·안보와 국제 거버넌스 분야에서도 미국과의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커창 총리는 2019년 양회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2019년의 국방 예산을 2018년 1조 1,100억 위안(약 186조 4천억 원)보다 7.5% 증가한 1조 1,900억 위안(약 199조 8천억 원)으로 발표하며, 군에 대한 강력한 당의 영도를 강조하였다. 또한 현재의 국제정세를 백 년 동안 없었던 ‘대변화 시국’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하며, 중국은 장차 ▲평화발전의 길을 벗어나지 않을 것을 확고히 하고 ▲상호 이익과 공영의 개방 전략을 실행할 것이며, ▲다자주의와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체계를 확고히 옹호할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무역분쟁이 일단락되더라도, 세력균형의 변화로 인한 미·중 경쟁 증대의 추세는 역전되기 어려울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견제를 완화하기 위해 유화적인 대미 정책을 추진하겠지만 지위 상승과 지도자의 성향으로 인해 주변국 외교나 영토분쟁 등에 있어 적극적 외교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중국의 적극적 외교를 지역 질서를 재편하려는 시도로 인식하고 유리한 세력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군사·경제적 견제를 지속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적 경쟁자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는 한편, 무역분쟁이 일단락된 이후에도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에 대해 상당히 강경한 경쟁적 무역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은 지역 안정에 대한 공동 이익을 기초로 협력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면서도 지역 안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중국의 군사적인 도전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의 안보 경쟁은 피할 것이다.
지시문 (instr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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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question)
미국이 중국과의 첨단기술 경쟁에서 중국의 기술 획득 방식을 억제하기 위해 전략적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현상은 무엇인가?
추론 과정 (compact_reas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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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과제 해석
task_interpretation미국이 중국의 기술 획득 방식을 억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특정 현상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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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정보 추출
information_extraction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 및 경제적 관계에 관한 문맥 내용을 추출한다.
- 특히 미국은 첨단기술 경쟁 속에서 그동안 중국이 필요한 기술을 강압적인 이전 방식으로 획득해왔다고 보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중국과의 ‘탈동조화’가 전략적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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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근거 선택
evidence_selection미국의 전략적 필요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문장을 근거로 선택한다.
- 미국은 첨단기술 경쟁 속에서 그동안 중국이 필요한 기술을 강압적인 이전 방식으로 획득해왔다고 보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중국과의 ‘탈동조화’가 전략적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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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논리 통합
logical_integration미국이 중국의 강압적 기술 이전을 억제하려는 목적과 그 수단으로 '탈동조화'를 필요로 한다는 인과관계를 연결한다.
- 이를 억제하기 위해 중국과의 ‘탈동조화’가 전략적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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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결론 도출
conclusion_formulation미국이 필요하다고 보는 현상은 '탈동조화(decoupling)'임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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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답변 생성
answer_generation질문에 대한 최종 답변을 작성한다.
- 탈동조화(decoupling)
최종 답변 (final_answer)
탈동조화(decoupling)
핵심 해석 (core_interpretation)
미국은 중국의 강압적인 기술 이전 방식을 억제하기 위해 전략적 차원에서 '탈동조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